‘제주도 워크숍’ 무슨의미가 있는가
‘제주도 워크숍’ 무슨의미가 있는가
  • 김정현
  • 승인 2010.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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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사회부·국장대우

근래 성남시에는 여러 유형의 부시장이 있었다.
시의회에서 부시장을 불러 올리면 “왜 나만 갖고 그럽니까?” 라며 애처럽게 항변 하는 부시장도 있었고, 무조건 “송구스럽습니다. 곧 시정 조치하겠습니다”라며 그 자리만 모면하려고 굽신거리는 부시장도 있다. 그러나 조용하지만 당당하게 의원들과 맞서서 행정의 정당성을 조리있게 설명하는 부시장이 있었다. 공무원들의 입장에서는 당당히 의원들과 맞섰던 부시장을 좋아했는데 의외로 이런 부시장이 의원들에게도 인기가 있었고 존경의 대상이됐다. 대신 자신의 책임을 모면하려고 부하 국·과장에게 떠 넘기는 부시장은 의원들도 만만하게 여겨 자주 불러대기 마련이다.    
4일부터 6일까지 2박 3일 간 열리는 성남시의회 제주도 워크숍(본보 9월 30일 보도)에 이재명시장을 비롯한 중원, 분당구청장과 황인상 행정기획국장 등 고위 간부급 직원들이 우르르 몰려갔다.
집행부에 대한 행정 감사와 예산, 결산을 위해 전문가로 부터 지식을 배우는 의정연수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성남시의 어려운 재정 형편을 고려할 때 많은 예산을 지출하는 제주도 연수는 현 시민의 정서에 맞는 일이 아니라는 여론이었다.
이런 와중에 집행부는 이재명 시장을 비롯해서 구청장 등 고위 간부들이 4일 오후 비행기로 뒤 따라갔다. 앞으로 있을 행정사무감사와 2011년 예산 편성 그리고 2010년 예산 결산에서 의회와의 관계를 원활히 하기 위한 행보였지만 성남시 주변에서는 다소 의외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전임 시절에는 시장을 비롯해서 전 고위 공무원들이 시의회 행사에 대거 참석해서 폭탄주로 ‘위하여’를 하는 일이 관례였지만 이 시장은 ‘뭔가 좀 다를 줄 알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집행부와 시의회가 할 일을 명확하게 선을 긋고 다수당으로 구성된 시의회에 당당히 맞섰던 이 시장이 새삼 제주도까지 가서 술 한잔 권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는가! 
‘겨우 몇 년, 행정을 보고 배운 시의원은 20여년 간 공직 생활을 한 공무원들을 이길 수 없다’는 전임 모 시의장의 말처럼 원칙과 소신을 갖고 행정을 한다면 굳이 시의원에게 잘 보이려고 제주도까지 갈 필요가 없다. 공직자의 자긍심을 높여 주는 일도 시장이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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