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벌떼가 주택가를 점령하고 있다
[기고]벌떼가 주택가를 점령하고 있다
  • 최종환
  • 승인 2010.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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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소방서장

여름철 야생 벌 번식기를 맞아 곳곳에서 벌떼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서는 8월말부터 다음 달 말까지 벌떼 안전사고 주의보를 발령하고, 벌떼 사고 긴급대응팀을 운영하는 등 안전지도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경기도에서 발생한 벌떼 관련 안전사고는 2천 403건으로, 이 가운데 1천 714건이 지난달에 발생했다.
벌들은 3월 말에서 4월 중순 사이에 여왕벌이 월동에서 깨어나고 5~6월에 벌집을 짓기 시작하는 벌의 생리적 특성으로 분석된다. 6~7월은 벌집이 축구공보다 커지기 시작하며, 말벌과 일벌이 서서히 먹이를 찾아 도심지를 찾는 시기다.
벌들이 주택가를 점령하게 된 원인은 도시화로 인해서 서식처가 파괴되면서 벌들이 온도가 높은 도심 쪽으로 이동하게 됐고, 자연히 번식속도도 빨라지게 됐다. 또한, 벌들이 주택가를 선호하는 것은 벌집을 안정적으로 부착시킬 수 있고, 과도한 햇빛이나 바람, 비와 같은 저해요인으로부터 벌집을 보호할 수 있는 장소를 선호하게 되어 자연보다는 주택 처마나 창틀, 처마 밑을 통해서 기와나 지붕 안에까지 집을 짓거나 심지어 보일러실 연통에도 집을 만들게 됐다. 
벌들이 집을 짓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벌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주위에 반드시 벌집을 지을 것이라 생각하고 벌들이 드나드는 곳을 유심히 관찰했다가 그곳에 농약을 바르거나 경유 등을 묻혀두면 다른 곳을 찾아 떠나게 된다. 하지만 이미 지은 벌집을 없애려고 소방관들이 하듯이 분무형 살충제 등에 불을 붙여서 벌집제거를 시도하면 자칫 화재로 번질 수 있고 또한, 화상을 입거나 벌에 쏘일 수 있기 때문에 벌집을 발견하면 즉시 119에 신고하여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말벌의 위험은 독성이 일반 벌보다 15배나 강해 집단 공격을 받게 되면 사망하게 될 수도 있으므로 일단 말벌의 공격을 받게 되면 가능한 한 멀리 도망가는 게 최선이다. 말벌은 20~30m 정도를 쫒아오기 때문에 그 이상 도망쳐야 하며, 옷을 벗어서 말벌을 제지하려고하면 오히려 집단공격을 유발할 수가 있으므로 유의해야한다. 또 먼 곳으로 도망치기 어렵다면 어두운 곳으로 대피하거나 숲속이나 실내 또는 밀폐된 곳으로 대피하면 된다. 얼굴을 가리고 자세를 낮게 하여 절대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다가오는 추석 벌초 시 막대 등을 이용해서 벌집이 있는지 확인하고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밝은 색상의 옷이나 보푸라기 같은 털이 많은 옷은 피하도록 한다. 향수나 스프레이, 여성의 경우 화장을 하는 경우에도 말벌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야외에서 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먹거나 막걸리나 사과 등 과일껍질 등을 무심코 버려도 벌을 유인하게 된다. 산에서는 음식을 먹거나 음료수를 마실 때에도 벌이 묻어있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벌이 목으로 들어가 목안을 쏘는 사고가 의외로 많다. 말벌에 쏘인 후 1시간 이내 사망하는 사람들이 80%가 넘으므로 벌 쏘임 후 곧바로 병원으로 가서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말벌은 벌침이 없고 맹독성이 있어서 노약자의 경우 쇼크로 인해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고 특히, 벌독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따라서 벌에 쏘였을 때를 대비해서 야외활동 시‘항히스타민제’를 준비하는 게 좋고 벌에 쏘인 뒤 가슴이 답답해지거나 어지러움, 목소리 변화, 인후 쪽이 불편하다든지 하는 증상이 나타나면 위험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신속히 병원에 가서 의사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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