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인천대교 교통사고 발생에 즈음해
[기고]인천대교 교통사고 발생에 즈음해
  • 서찬원
  • 승인 2010.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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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중부소방서 공항119안전센터장

지난해 10월 17일 개통한 인천대교는 인천공항고속도로는 물론 제2·제3경인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와 연결돼 수도권 남부지역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까지의 접근성을 개선시키고 이에 따른 연간 4천800억원의 물류비 절감, 송도국제도시·영종하늘도시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활성화 및 인천국제공항의 동북아 물류중심 공항 구축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탁 트인 도로조건 등으로 인한 예견된 사고가 지난 3일 오후 1시19분쯤 13명 사망,  11명 부상이라는 대형 참사로 인천대교에서 발생하고야 말았다. 지난 2006년 10월 3일 서해안고속도로의 서해대교 상행선 상에서 짙은 안개로 인해 11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부상을 입는 30중 충돌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가 우리의 기억에서 점차 지워지고 있는 시점에서 또다시 우리에게 아픔을 주는 대형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사고가 있었던 인천대교는 일교차가 심한 요즈음 안개가 빈번히 발생할뿐더러, 한번 발생할 경우 시계가 100m도 안될 만큼 심한 안개인 경우가 많아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구간이다. 이런 짙은 안개가 끼었을 땐 속도를 절반 이상으로 감속해 운전해야 해야 하지만 과속하기 좋은 도로조건으로 인해 많은 운전자들이 과속운전을 하고 있다.
일반도로와는 달리 공간이 한정된 교각위에서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사고차량과 주행 차량들이 뒤엉켜 갓길을 포함한 편도 전체를 막는 현상이 일어나고, 그 결과 구조대와 구급차의 신속한 현장접근과 구조 활동에 장애가 생겨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이번 사고와 같이 과속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할 방법은 없는 것인가. 빨리 빨리라는 나쁜 습관을 버리지 않으면 똑같은 사고는 계속 반복될 것이다. 과속운행은 운전자의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항상 사고를 예방하고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운전자의 의식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매사에 원칙과 기본을 준수하는 습관을 몸에 배도록 국민 모두가 각성하고 노력을 하여야 하겠다.
현재 서해대교 7.5㎞ 구간, 중앙고속도로 죽령터널 4.6㎞ 구간, 영동고속도로 둔내터널 3.4㎞ 구간 등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특정 구간의 시작과 끝 부분에 카메라를 설치해 개별 차량의 통과시간을 측정해 평균 속도가 제한속도를 넘을 경우, 속도위반으로 단속하는 ‘구간 과속단속제’를 인천대교 21.38㎞ 구간에 시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젠 단속카메라 밑에서만 일시 감속하는 것으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경종을 심어주어야 한다.
외국의 경우 영국, 네덜란드,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는 과속의 우려가 있는 일부 도로에 이와 같은 방식을 적극 활용 및 적용하고 있다. 특히 호주의 일부 주는 지난해 구간 과속단속을 도입해 상당한 과속방지 효과를 얻었다고 한다. 또 단속예고 표지를 세우는 것도 예산의 낭비라고 생각한다. 운전자들의 잘못된 운전습관을 스스로 바꾸기 위해서는 비노출 단속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운전석에 앉으면 단속경찰관이 보이든, 보이지 않던 과속을 해선 안 된다는 것을 스스로 자각해야만 한다.
구간 과속단속제의 조속한 시행으로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던 운전자의 안전불감증을 나타내는 과속운행을 방지하는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보며, 이번과 같은 참사가 다시는 재발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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