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홍콩·일본 임대주택정책서 배우는 교훈
[기고]홍콩·일본 임대주택정책서 배우는 교훈
  • 오정석
  • 승인 2010.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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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 수석연구원(신흥대학교 겸임교수)

지난 1일 새벽잠을 설치고 인천공항에 도착해 첫 비행기로 홍콩 책립콕 공항에 도착했다. 홍콩 출장의 목적은 홍콩 공공임대주택에 대해 직접 눈으로 보고 우리나라와의 접목을 꾀하고자 함이었다.
홍콩의 인구는 700만 명을 조금 넘으며, 1,100㎢ 크기의 도시(서울(605㎢)의 약 1.8배, 경기도(10,184㎢)의 1/10)이다. 홍콩은 중국 내에서도 많은 이질감이 느껴지는 곳. 홍콩은 중국과 영국의 아편전쟁의 결과로 영국이 약 100년 점령했으며 1997년 반환돼 50년간 경제특별구역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홍콩의 임대주택은 전체 주택의 40~50%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정부아파트라는 특유의 색깔로 구분하고 있었다. 또한 홍콩의 임대주택은 한마디로 초고층 아파트였다 과거에 지어진 아파트는 평균 25층이었으나, 현재에 지어지고 있는 아파트는 50층을 훌쩍 넘고 있었다.
우리 일행이 묵은 호텔은 79층이 현재 영업을 하고 있었는데 110층까지 짓는다고 하는데 언뜻보기에는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아주 작은 평수에서 살고 있기에 너무도 답답하고 도로와 같은 기반시설 등에 많은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다.
하지만 홍콩 사람들은 12평(36㎡)정도 밖에 안되는 좁은 공간에서도 큰 문제없이 잘 살고 있었으며, 도로 및 부대복리시설, 편의시설 등 기반시설에 대해서도 아주 잘 되어 있었다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에 도로나 부대복리시설, 편의시설 등의 기반시설이 먼저 갖춰진다고 하니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르다는 느낌이었다.
또한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산 정상에 위치하고 있는 아파트나 주택들이었다 우리나라 같으면 산 정상은 생태보존 차원에서 허가가 나지 않는 곳인데, 이런 곳에 아파트와 집 들이 많이 자리 잡고 있었다. 물론 그런 위치에 집을 짓기 위해서는 기반시설을 건설자가 먼저 투자해 건설하고 나서야 주택의 건설이 가능하다고 한다.
고층아파트의 문제점은 채광, 화재, 사생활침해, 교통 등의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일조 및 채광은 짓는 기술 및 각도에 의해 조절하고 있었으며, 화재 방지를 위해서 중간 층을 비워둬 방화층으로 활용했고, 교통 및 기반시설은 충분히 설치된 후에 아파트를 짓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홍콩의 임대주택정책은 인구는 많고 면적이 좁은 우리나라 특히 서울 및 경기도 지역의 공공임대주택 정책에 많은 시사점을 줬다. 고층화 하면서도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을 미연에 차단하는 정책을 활용하고 있었다.
일본으로 건너가서 UR연구소(도시재생기구)의 역사관을 견학했다. 일본의 수도인 도쿄면적은 2,012㎢로 서울의 약 3.3배 크기이며, 경기도의 약 1/5 크기이다. 우리나라는 일본의 임대주택 정책을 그대로 모방해 1970년대부터 공공에서 임대주택단지를 조성했다.
하지만 일본은 지금 공공에서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단지를 조성하지 않고 있었다. 일본은 주택문제를 공공에서는 기존 건설분에 대해서만 관리하는 정책으로 전환했고 추가적인 공급은 없으며, 앞으로는 민간에서 맡아하게 한다고 하여 이럴 경우 저소득층의 주거 빈곤문제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향후에는 일본이 우리에게서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배워 가야할 때가 올 것으로 생각됐다.
그날 오후 우리일행은 도쿄의 시오노메단지를 둘러보았는데 이곳은 일본 및 전 세계 건축디자이너들이 임대주택으로써는 처음으로 디자인의 개념을 도입해 유명해진 단지이다. 하지만 임대료 수준이 민간임대료 수준보다도 1.5배 정도되는 것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공공임대주택단지와 직접 비교할 수 없었다.
일본의 임대주택정책에서 특이한 점은 소득수준에 따른 임대료가 차등화돼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소득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아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데, 심지어 아주 어려운 계층은 한푼 내지 않고 산다고 한다.
또 모든 입주자 선정방식이 일정 소득수준이하이면 선착순으로 모집된다는 점이다. 시오노메 단지의 경우 부대복리 시설을 단지 특성에 맞게 특화시켰는데, 예를 들자면 시오노메는 젊은 부부들 즉 맞벌이 부부들이 많은 단지라서 단지 중앙에 보육시설을 설치해 지나다니면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들이 보이도록 하여 상당한 안정감을 주도록 하고 있는데 이러한 특화된 부대복리시설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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