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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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일보
  • 승인 2024.02.0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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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석 진
시인

 

'가도 가도 끝이 나지 않는 길 / 힘들어도 갈 수 있다 / 포기하지 않게 / 가자 가자 / 희망을 다독이는 말 /다 왔어' 저의 시 '다 왔어'에서는 그래도 서로 어깨를 도닥이면서 격려하고 응원을 하며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는 포기하지 말고 좋은 날이 오는 그날까지 견디어야 합니다. 비가 온 뒤에는 땅이 더 굳는다는 말도 있지만 세상은 모든 만물이 일방적으로 절망 속으로 몰리도록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반드시 터널이 아무리 깜깜함 암흑이어도 입구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서서히 출구로 향하듯 또 건물은 무너진 바로 그 자리에서 다시 더 튼튼하고 멋진 건물이 지어지듯 기사회생의 진리를 한시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필자의 시는 읽기 편해서인지 방송에 자주 나오는 편입니다. 그동안 소개되었던 시들을 열거하면 '흐린 날이 난 좋다' '사랑한다는 건'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사랑입니다'  '홍어' '동치미' 'Happy birthday to me' '긴급체포' '가을비' '친구에게' '당신이 내게 묻는다면'등 대부분의 시들이 어렵지 않은 시어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며칠 전에 지인들로부터 메시지를 받고서 또 한 편의 필자의 시가 방송에 방영된 것을 알았습니다. 바로 '계란 후라이'입니다. 이 시 역시 일상에서 건져 올린 시인데 우리네 삶과 연결시켜 은유했기에 누구나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흐물흐물한 계란에 열을 가하니 굳었다 / 고통스러운 시련 뒤에는 필연 뒤따라오는 완숙 / 비단 계란 프라이 뿐이랴 / 빨간불에서 녹색 신호등으로 바뀐다는 희망이 없다면 / 힘든 부동의 상태를 인내심을 가지고 견뎌 낼 수 있을까 / 시련도 기다림도 익어 가는 과정 / 난질난질한 노른자 명징한 위상 시나브로 굳혀가듯 / 이완된 심장에 주저 없이 열을 가한다' <공석진詩 '계란 후라이'>

경기 침체에 따른 취업난에 신용 하락에 실직에 그리고 폐업에 길바닥으로 내몰리는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는 요즈음 절망이 칼을 들고 춤을 춥니다. 더구나 살기 어려운 사람들의 생존이 힘에 겨운 겨울은 지나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으니 그 걱정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습니다. 희망에게 당부를 합니다. "희망아! 너의 잠재력을 보여 줘! 아무리 추워도 절망의 옷을 벗겨 줘!" 그것 뿐입니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단 한 사람도 이탈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시 '계란 후라이'는 절망 뒤에는 반드시 올 희망을 잊지 말자는 의미입니다. 

'희망아 기사회생하여라 / 세상 빗장 열리길 기다려 / 절망의 외투를 벗어 놓으렴' 필자의 또 다른 시 '희망에게'는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기사회생의 기적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또 '멍'이라는 시에서 '속이 까맣게 타들어간 검은색이 아니고 / 파란색인 이유가 있다 / 아파도 많이 아파도 / 지금보다 더 나아질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규정을 내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 모두는 삶을 포기하고 싶을만큼 고난이 닥쳐도 희망을 품고 언젠가는 반드시 찾아올 좋은 날을 향하여 함께 가야만 합니다. 절망하는 내 주위를 살피는 것, 바로 아름다운 동행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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