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철새들의 계절이 왔음을 직감한다
선거철...철새들의 계절이 왔음을 직감한다
  • 현대일보
  • 승인 2024.01.2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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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중 오
고양주재·국장대우

 

겨울은 봄을 위한 서곡이라고 했다. 그런데 올해는 봄이 아닌 선거철이 왔나왔다. 여기저기서 망둥이가 뛰고 꼴뚜기가 뛰는 것을 보니 선거 때만 되면 서민을 빙자해 나타나는 철새들의 계절이 다가왔음을 직감한다.

망둥이가 뛰니까 꼴뚜기도 뛴다더니 그런 꼴이 아닌지 모르겠다.

국회의원에 출마하겠다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그들은 언제 우리사회를 위해 그토록 많은 봉사를 했고, 어렵고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언제부터 그렇게 많이 베풀었는지 또한 깊이 있는 학문을 언제 공부하고 연구했는지, 각종 출판기념회 또한 줄을 잇고 있다.

자신들이 직접 썼다면 한국정치 판에는 그야말로 달필이 다 모여 있는 셈이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정치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그들의 말을 믿지 않는다.

자기만을 위한 정치, 패거리 정치, 국민의 삶을 걱정하지 않기 때문에 정치가 부패했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정치가 꽃 피길 기대하는 국민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들은 대부분 각종 선거 때만 되면 출마를 선언하며 낮 익은 얼굴로 자신을 알리는데 선전의 기회로 삶고 있다. 이는 단골메뉴로 재미를 보며 매번 희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고양지역은 현재 자천 타천의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국회의원 예비후보에 거론되는 사람만 무려 20여 명에 가깝고 이들 가운데는 같은 정당 소속인 사람들도 겹쳐 있다.

물론 경선과정을 거치겠지만 어느 당이라 할 것도 없이 정당마다 경합양상으로 불꽃 튀는 경쟁 또한 치열할 것이 틀림없다.

이들은 대부분 지역에서 서로 아는 사이로, 불편한 관계인 사람도 있고 우군인 사람도 겹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어제의 우군이 오늘의 적이 되는 경우가 적잖다. 우려되는 것은 저마다의 패거리도 따라 움직인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분열들은 서로 돌아서서 험담하고 모함하는 등 그냥 스치고 지나칠 수만 없는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다. 그 중에는 내심으로 정작 나올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거명 대열에 매번 단골로 끼어 어디서 본 듯한 낮 익은 얼굴도 있다.

변방의 태자였던 부처는 칼과 창으로는 불심을 얻을 수 없으며 오직 버리고 또 버려,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생의 사랑을 얻었다고 했다.

특히 우리 사회를 어둡게 하고 불행하게 하는 것은 “삼독” 권력과 부를 가진 자들의 끊임없는 탐욕, 뜻대로 이뤄지지 않는 세상에 대한 왜곡된 분노, 오만과 대중의 무모한 편견 등으로 중병을 앓고 있다. 물론 동양과 서양이 다르고, 좌파와 우파가 다르다. 그러나 그 차이는 불가피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간극을 좁혀야한다. 현실적으로 우리 모두가 만족하기는 힘들다. 있으면 있는 대로 만족하고, 없으면 없는 데로 아쉬워하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마음 밖의 권력과 물질을 행복의 척도로 삼지 말아야한다. 내 마음에 환경을 맞추지 말고 환경에 내 마음을 맞추는 지혜가 필요하다. 조그만 물건도 그리고 우리들의 정신도 균형을 잃으면 오래 견딜 수 없다.

매번 각종 선거를 지켜보면서 나는 우리 사회가 선거철 되면 해성처럼 나타났던 많은 후보자와 동원됐던 선거운동원들이 선거운동처럼 우리사회의 어둡고 힘든 현장에서도 그렇게 열심히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데 요즘 세상을 보면 모든 면에서 기대와 희망은커녕, 본인의 잘못은 감추고, 뉘우칠 줄 모르며, 사회 각층에 뿌리 내린 갈등의 골은 계곡보다 깊고, 극단적인 이기주위로 인해 사회질서는커녕, 자기 밖에 모르는 세상으로 변하고 있다.

모든 것이 총채적인 사회적 병리현상에서 오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쇄락해져 가는 가치관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당장 눈앞의 현실도 중요하지만 인간과 도덕이 조화를 이루는 내면적인 성장이야말로 인간을 가장 값지게 하는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부터 생각과 행동을 바꾸고 공동체 실천을 소중히 여길 때 아름다운 세상을 만나고 미래가 보이는 변화를 통해 힘이 생기는 세상이 될 것이다.

정직하고 올 바르게 산다는 것은 특정인이나 특정단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인들이 모여 올바른 방향을 찾고, 실천하는 덕목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생활인들의 바른 삶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생각과 행동이 나부터 바뀌어야 하며 어떠한 대가나 목적을 갖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고 말 그대로 마음에서 우려 나와 자율적으로 실천하면 된다.

선거철만 되면 나타나 봉사를 외치고, 허공에 공약을 하면서 떠들었던 그 많고 많았던 사람들이 선거만 끝나면 썰물 빠지듯 일제히 사라져 어디서 무엇을 하다 철만 되면 또 다시 가면을 쓰고 나타나고 있다.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몇 십 년씩, 묵묵히 우리 사회를 위해 봉사를 한 사람들을 보면 부끄럽지도 않는가.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위하고 가깝게는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생산적이지는 못했을지언정, 비생산적으로 살아가려 한다면 그것은 도리가 아니다.

이제 그만 두 얼굴을 벗고 정직하고 올 바르게 살아가는 평범한 우리 사회에 동참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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