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분노
이스라엘의 분노
  • 현대일보
  • 승인 2023.11.2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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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공석진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으로 선택 받은 민족이었다. 성경에 기록된 이스라엘의 모든 역사는 수많은 고난만큼이나 그들이 누려 온 은총에 대한 감사와 신앙의 고백이었다. 그러나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하는 도에 지나친 무력 행사는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무색케 하고 있다.

애당초 지금의 이스라엘과 아랍과의 갈등은 사실은 영국 때문이었다. 이스라엘이 시온주의 운동과 제 2차 세계대전 중의 유대인 학살을 배경으로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였으나 당시 팔레스타인 지역을 위임 통치하던 영국은 이중적으로 아랍 측에게 맥마흔 선언을 하여, '아랍이 전쟁에 참여하게 된다면 아랍국가를 승인하겠다'는 보장을 한 것이 그 원인이다. 이후 영국은 유대인의 지원을 받기 위하여 영국의 가나안 지역에 유대인 국가 건설을 지지하는 밸푸어 선언을 하면서 영국의 공식 외교 정책이 된 것이다. 영국은 그렇게 아랍과 유대인 사이에서 이중 약속을 함에 따라 유대인과 아랍인 간의 갈등을 유발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때부터 국지적인 충돌이 계속되었으며, 그 이후 영국이 철수하자 곧바로 이스라엘은 공화국을 선포하였고, 이를 인정하지 않는 아랍인들의 물리적인 침공이 이어지게 된 것이다. 그때부터 시작된 1차 중동전쟁에 이어 제2차 중동 전쟁(시나이 전쟁), 제3차 중동전쟁(6일 전쟁) 그리고 4차 전쟁까지 모두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 세계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승리로 이끌었고, 이후 국제 사회의 중재로 1993년에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가자 지구와 요르단 강 서안 지구에 세워졌지만 현재까지도 분쟁은 계속되고 있다. 지금의 이스라엘은 국방력에서 핵무기까지 보유할 만큼 팔레스타인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압도적인 우위에 있으며, 경제력은 1인당 GNP는 세계 12위의 OECD에 가입된 경제 강국이기도 하다. 

처음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인 하마스의 테러로 시작된 이번 이스라엘과의 갈등은 애꿎은 민간인의 몰살로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1회 공습할 때마다 10명의 민간인이 죽고 있으며, 지금까지 만 명을 훌쩍 넘긴 팔레스타인 사망자 가운데 여자등 노약자가 70%이고, 특히 어린 아이들의 사망이 5000명에 이르고 있다. 병원과 학교 그리고 난민촌까지 무차별 공격을 감행하는 이스라엘의 과잉대응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미국을 제외하고 UN과 유럽등 서방 국가에서까지 더 이상 지켜 볼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EU 외교수장이 '이스라엘의 분노는 도를 지나치고 있다'고 경고하였고, 국제사회를 대표하는 UN의 사무총장인 안토니우 구테흐스는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을 지적하고 있다.

예전 9.11테러가 발생하자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으로 인하여 6개국에서 최소 450만명이 사망하였으니 보복을 명분으로 시작된 이스라엘의 인명의 집단 살상은 그때와 다를 바 없다. 물론 테러는 근절되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빈대를 잡겠다고 초가 삼간 태운다'는 말이 있듯이 그들이 당한 피해를 천 배 만 배로 되갚아 주겠다는 논리는 있을 수 없으며, 그로 인해 아무 잘못도 없는 민간인들을 상대로 끝도 없이 살상을 자행한다는 것은 테러를 응징하겠다는 명분을 떠나 전 세계의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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