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식사의 의미
행복과 식사의 의미
  • 현대일보
  • 승인 2023.09.0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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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 철
중앙대 명예교수

 

3. 식사의 의미  

식탁은 단순히 먹는 장소가 아니라 대화를 나누고 소통 (communicate) 하는 장소다, 서양 격언 가운데 ”저녁 식탁은 배우기 위한 위대한 장소(dinner table is a great place to learn)“란 말이있다. 미국에서 부모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저녁 식사 만큼은 모든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눈다. 

하버드 대학을 나오고 한국에서 스님 생활을 오래 하다가 지금은 독일에 머물고 있는 현각 스님은 식사와 대화의 관계를 이렇게 말 한다. ”나는 미국에서 자랄 때 부모님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저녁 식사 만큼은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는 원칙을 세웠기 때문에 우리 9형제들은 매일 저녁 식사를 함께하면서 대화를 나누었다. 

크게는 베트남 전쟁부터 작게는 학교생활 이야기까지 매일 평균 2시간 정도는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역사 문화 사회 등 우리 식탁에 오르지 않는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다.

“대학 생활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도 식사 시간이다. ”모든 위대한 사상“은 명문 대학의 교수 식탁에서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서구 명문 대학의 교수 식당은 초청을 받지 않거나 정장을 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다. 칼텍 (Caltech)즉,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은 학생수가 2천명 규모의 작은 대학이지만 38명의 노벨과학상 수상자(학생, 교수 포함)를 배출한 명문 대학이다.

이 대학의 교수 식당에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정오 유명 과학자 겸 교수들이 라운드 테이블에 둘러 앉아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눈다. 참석자들 가운데는 노벨상 수상자인 4명의 교수와 역시 노벨상 수상자(1975)인 이 대학 총장, 발티모어도 자리를 함께 한다. 연령대로 보면 49세의 최연소자와 90세의 최연장자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다.

이들 석학이 식사를 하면서 나누는 대화는 분자 물리학에서부터 캠퍼스 가십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하다. 

하버드 대학을 나온 김용옥 철학 교수도 하버드 대학 식당 분위기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나는 하버드 대학을 다닐 때 하버드 대학 교수 식당에서 점심시간 한 두 시간 동안 세계적인 석학들이 나누는  대화에 참여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자기 계발을 할수 있었다. 모든 위대한 사상은 식탁 주변에서 나누는 대화에서 나온다.”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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