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학교 무료급식의 소용돌이 속에서…
[기고]학교 무료급식의 소용돌이 속에서…
  • 홍건표
  • 승인 2009.12.11 00:00
  • icon 조회수 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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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장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내 어릴 때 두꺼비 집을 지으며 부르던 전래동요였다.
지금 생각해도 두꺼비에게나 해당되는 놀림 노래였다고 생각된다.
두꺼비 아니고서야 누가 헌집 줄게 새집을 달라면 주겠는가?
그런데 우리가 사는 현대사회에서 이 노래가 현실로 적용되고 있다.
“반값 아파트, 농촌 부채탕감…”같은 정치구호가 바로 그것이다.
하기야 “반값 아파트, 농촌 부채탕감…”은 다 좋은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문제였던 것이다.
애당초 우리는 이런 정치구호는 거짓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요즘 난데없이 ‘무료급식’이 정치구호로 이슈화되고 있다.
무료급식을 반대하면 척결해야 할 대상으로 매도되며, 무차별 공격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하기야 우리아이들 무료급식 하자는데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도 찬성한다. 그러나 무료급식을 하려면 그 많은 예산확보가 가능한가가 문제이다.
부천시의 경우 무료급식을 할 경우 약 580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부천시의 총 예산은 약1조 2천억 원 규모이다.
90만 도시의 시 살림을 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지하철 7호선 연결사업에 3,200억원을 투입해야 하고 그 외 도시 건설과 복지, 문화체육 등 분출하는 욕구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약 580억원의 예산을 무료급식에 투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그 다음은 무료급식이 그렇게 시급하고 중요한가의 문제이다.
우리 부천시의 경우 매년 교육경비로 100억원에서 15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2010년도 부천교육청으로부터 신청된 교육경비는 약 380억원에 달하나 그 중 112억원을 지원해 1/3정도 밖에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경비 내역을 보면 급식시설, 체육관 건립, 교사 정비, 운동장 보수비, 학습관, 도서관 수선비 등 참으로 시급하고 절실한 요구이지만 시장으로서 이를 다 수용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갖고 있다.
현실은 교육환경개선 경비도 다 해결해 주지 못하는 실정인데 무료급식이 더 중요한 것처럼 정치 이슈화 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또 결식아동 문제로 무료급식 해야 한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사실 왜곡은 없어야 할 것이다.
현재 돈 문제로 학교 급식에서 밥을 안 먹이는 예는 없다.
결식아동에 대한 급식은 학기 중에는 물론, 방학기간에도 도시락 배달을 해 주는 등 국가와, 경기도, 부천시가 합심 노력하고 있으므로 결식아동 문제는 해결되고 있다.
또 무료급식을 학교 규모나 학년별로 우선 실시한다는 정책도 형평의 원칙에 위배된다. 그보다는 이미 결식아동 무료급식을 추진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으므로 생계보호자, 차상위보호자 등 소득별 우선 급식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요즘 보건교사 미 배치 학교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보건교사도 예산이 없어 배치하지 못했다면 무료급식보다 더 시급한 것이 보건교사 배치와 같은 교육환경 개선이 우선돼야 마땅할 것이다.
정치는 전체적이어야 하고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당장의 정치적 계산으로 미래를 외면하고 옳은 판단을 그르친다면 이는 이미 더 이상 옳은 정치라고 할 수 없다.
헌집의 문제는 숨겨두고 새집만을 내세우는 두꺼비 노래에 놀아나는 세상은 만들지 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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