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잊은 성남시
생일을 잊은 성남시
  • 성남/김정현 기자
  • 승인 2023.06.2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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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정 현

성남/국장대우

 

 '생일날 잘 먹으려고 이레를 굶는다' 라는 속담이 있다.

가족의 생일 상을 차리기 위해 어머니는 7일동안 마른수건을 짜듯 살림을 아끼고 줄여, 생일 아침 밥상에 흰 쌀밥과 미역국을 올려놓던 가난한 옛 시절을 묘사한 우리나라 속담이다. 

엣날이나 지금이나 생일은 중요한 행사다.

아기가 태어나 1년이되면 첫돌 잔치를 크게 해준다. 나이 60이면 환갑, 그리고 칠순, 팔순잔치를 하고, 99세는 백수(白壽), 100살이면 상수(上壽)라하여 시골에선 군수가 찾아뵙고 축하의 절을 올리곤한다. 

전 세계 수십억명이 즐기는 12월 25일 예수님의 생일엔 성남시도 청사 1층 홀에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하고 찬송을 하며, 음력 4월 초파일 석가모니 탄신일엔 시청 입구에 부처님의 자비를 기념하는 대형 탑을 세우고 점등식을 하고있다.

단군이 한민족의 나라를 세운 날이 10월 3일 개천절이고, 일제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은 날 광복절에는 전 시가지와 가정에는 테극기를 게양하고 기념식을한다.  

개인과 국가, 단체, 종교인들은 물론, 요즘은 애완견 생일도 챙겨주는 시대인데 성남시는 생일을 잊은지 꽤 오래됐다.  

그래도 십수년 전 구시청 시절에는 시민회관(현 아트리움)에서 기념식과 모범시민표창을 하고, 시청 광장에다 간단한 상을 차려놓고 잔치국수 한그릇씩 대접하곤 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7월은 날씨가 덥고, 장마철이며 4년마다 한번씩 시장 취임식과 겹친다는 이유로 석달 뒤인 10월을 시민의 날로 정하곤 7월 1일을 잊어버렸다. 성남보다 3일 늦은 7월 4일 미국독립기념일, 용산 미군기지에선 예포를 쏘고 불꽃놀이를 하며 독립일을 자축하는 미군들을 보곤했는데 그들은 덥지 않았는지.                    

1973년 7월1일 국가로 부터 성남시로 지정된 후 2023년 7월 1일 50번째 생일에 시의 수장인 신상진 시장과 박광순 시의회의장은 인구 14만명의 조그만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으러 미국 출장 중이다.

시는 연초부터 시 승격 50주년이라면서 행사를 여러가지 마련한것 같은데, 정작 1일에 두분은 태평양상공의 비행기 안에 있을듯 하다. 

취임하자마자 모라토리움을 선언해 하루 아침에 성남시를 거지 도시로 만들고, 기준에 미달되는것을 뻔히 알면서도 특례시가 되자며 시민들을 현혹하던 황당한 시절을 지나고 보니 성남시의 위상은 수원, 용인, 고양시를 이어 화성시에도 뒤쳐져있다.  

이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 1년이 됐다.

험난한 국내외 여건과 급변하는 4차산업의 시대에 향후 50년을 앞서가기 위해선 기본과 상식에 충실해야한다.     

시장님과 시의장님, 그리고 시의원님을 비롯한 정치하시는 분들, 당신의 생일날 미역국을 먹은 기억이 있다면 성남시의 생일도 되찾아 주는것이 어떨지 !

이것도 성남시의 정체성을 찾는 길이며 '성남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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