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정 형! 빨리 일어나 순찰 나가야죠!
[투고]정 형! 빨리 일어나 순찰 나가야죠!
  • 김동환
  • 승인 2009.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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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경찰서 경무계장 경위

20년이 훌쩍 넘는 경찰생활 대부분을 복잡한 인천시내에서 근무해오다 어머니 품속같이 따스하고 정겨운 시골이 좋아 지난 5년 전, 가족과 동료의 만류를 뒤로 한 채 무조건 강화경찰서를 지원했다. 처음 접하는 농촌지역 지구대 팀장생활, 도시에 비해 훨씬 넓은 관할구역(인천 전체 면적의 42% 차지)과 머나먼 순찰지에 놀랐고, 억셀 줄만 알았던 도서지역이라는 그릇된 편견이 주민의 따스한 정에 뒤바뀌면서 또 한번 놀랐다.
그러나 새로운 환경에서 얼른 적응할 수 있도록 해 준 이는 당시 같은 팀에 근무했던 당신의 따스한 인간미가 아니었을까 싶군요. 모든 면에서 항상 긍정적이었고, 우리 팀에서 가장 연장자였지만, 근무 중에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는 몸을 사리지 않고 앞장서서 일을 처리하던 정 형! 당신이 있어 낯선 강화에서 쉽게 적응할 수 있었고, 같은 팀에서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어느 무더웠던 여름날! 해수욕장에서 취객 30여명이 싸우는 현장에 출동 나갔다가 멱살을 잡히고, 단추를 뜯기는 봉변을 당하고도 “팀장님! 별 일 아닙니다”며 빙그레 미소 짓던 당신! 사건이 발생하면 “모두 가만히 계십시오. 제가 나가겠습니다” 라며 끔찍이 동료를 아껴주던 당신! 힘들었던 지구대 근무가 끝나면 당신과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을 기울이며 회포와 정담을 나누었던 그 때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그렇게 밝고 건강하던 당신이 몸이 점점 야위고 안색이 파리해져 가면서 몹쓸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로부터 당신은 큰 고통을 감내하는 수술을 거쳐 3년 여 기간 동안 강화군에서도 멀리 떨어진 낙도출장소를 지원, 근무하며 힘든 투병생활을 잘 헤쳐 나가셨죠. 우리 모두는 당신이 곧 예전의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을 굳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병마가 재발해 수술에 또 수술을 거치는 고통을 겪고 있다니요?
지금 이 시간에도 외로운 병실에 홀로 누워 병마와 싸우며 고통을 겪고 있을 당신! 부디 기원하건데 하루빨리 몹쓸 병마를 떨쳐버리고 일어나세요. 아무리 인생사에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생로병사의 고통이라지만, 무엇이든 영원한 것은 없다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는 당신이 언제 그랬냐는 듯 병마를 훌훌 털고 일어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리하여 당신과 함께 멋진 경찰복을 입고, 강화지역 골목골목을 순찰하며, 울고 웃던 그리운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간절히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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