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 귀에 다시 한번 “메멘토 모리”
정치인들 귀에 다시 한번 “메멘토 모리”
  • 현대일보
  • 승인 2022.07.2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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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국장대우 김정현

 

로마시대 전쟁에서 승리한 장군이 군중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개선하면, 마차 옆에 탄 노예가 장군의 귀에다 '메멘토모리'를 쉴새없이 외쳐댄다. 

라틴어 메멘토모리는 '너의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뜻이다. 즉 지금은 전쟁에서 승리한 영웅이지만 언젠가는 너도 죽음을 맞이할것이니 우쭐대지말고 겸손하라는 경고의 말을 자신의 노예로 하여금 외치게 해 스스로 깨우치기 위함이었다는 것.       

지난 22일 금요일은 성남시 굴욕의 날이었다.      

'백현동 51m 옹벽 아파트 건설 허가는 성남시의 잘못이며, 이로인해 민간 업자에게 3,142억원의 부당 이득을 줬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발표되어 당시 최종 허가권자인 시장을 비롯해 관련 공무원들의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에 처해졌다'  이어서 뇌물수수와 직권 남용으로 기소된 은수미 전 시장은 수원지법 1심 재판에서 징역 5년을 구형 받았다.  또한 이날 오전, 시의회 의장 선출 과정에서 금품을 제공했다는 제보에 의해 박광순 의장의 집무실과 자택이 검찰에 의해 압수수색 당했다는 난감한 뉴스 마져 접하게됐다.              

세 사건 모두 당사자들은 사실이 아니라거나, 무죄를 주장하고 있어 재판의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는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분노하지 않을수 없는 일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대장동 등 큰 이슈 모두 성남시와 관계되어 공직자는 물론 많은 시민들이 성남에 산다는것이 창피하다고들 했고, 그 결과 정권 교체를 이뤄 새 집행부와 새 의회를 만들어 줬건만, 계속되는 정치인들의 일탈에 시민들의 피로감은 매우 크게 느껴진다. 

9대 시의회가 개원한지 20여일 동안 성남시의회는 의장과 부의장만 달랑 선출한 채 개점 휴업 상태였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신상진 인수위의 정상화 특별위원회를 인질 삼아 상임위 구성을 회피하자, 여당인 국민의 힘은 머릿수를 내세워 부의장을 단독으로 선출하곤 서로 상대당 흠집 잡기에만 열중하다 시민들의 눈총이 따가웠는지 25일 상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꼴을 지켜보던 한 시민이 '이번달 수당을 반납하라'고 하자, 시의회 관계자는 '그래도 20여일 간 열심히 출근했다'고 능청스럽게 둘러댄다. 출근만해도 돈 주는 시의원 할만하겠다.  

시의원과 단체장은 4년짜리 계약직이다. 4년 후에는 다시 선거의 전쟁터로 나가야 한다.

성남에서 2번 이상 시장을 역임한 사람없고, 시의원도 3선이면 중진으로 꼽을 정도로 시민의 평가는 냉정하다.  

입으로는 공정과 협치, 민생을 외치면서 뒤로는 자신의 잇속만 챙기는 정치인의 말로를 수없이 봐왔음에도,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는 성남시 정치인들의 귀에다 다시 한번 '메멘토 모리'를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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