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 마을공동체, 공유경제로 소통
인천 미추홀구 마을공동체, 공유경제로 소통
  • 이재홍
  • 승인 2022.05.27 13:35
  • icon 조회수 2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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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심 골목골목에 행복한 나눔
물품공유센터, 지역사회 공유와 나눔의 구심점 역할 톡톡
캠핑용품, 보드게임, 피톤치드연무기, 전기드릴 등 이용 늘어
공유냉장고 나눔 곳간 7호점까지 개소…도움 손길 잇따라
학교 부설주차장 문 활짝…비어있는 장소 공유 주차난 해결

 

인천시 미추홀구가 추진한 정책사업 중 가장 특징적인 개념 중 하나는 ‘공유경제’다. 공유경제 개념을 정책에 도입한 것이 미추홀구가 처음은 아니지만 1인 가구와 고령화 증가 등 미추홀구 주민 구성 특징을 보면 미추홀구가 공유경제를 생활화할 수 있는 최적의 지역이라는 것이다. 작은 공구부터 음식, 주차장에 이르기까지 공유경제 개념으로 해결점을 찾고 있다.

◇공유경제로 주차장을 확보하다

원도심의 최대 숙제 중 하나인 주차장 문제는 어느 지역에서도 속 시원하게 해결점을 찾지 못했다. 미추홀구는 공유와 주차장 확보 두가지 방안을 선택했다. 학교는 시설 개방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었지만 지속적인 협의로 협조를 끌어내며 학교부설주차장 등 주차공간을 확보했다. 미추홀구는 ‘미추홀 열린학교’라는 명칭으로 의미를 부여하면서 다른 학교들도 동참하길 권하고 있다. 결국 용정초등학교를 시작으로 문학초등학교, 남인천여자중학교 등이 차례로 교문을 열었다. 평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30분까지 쓸 수 있고, 주말과 공휴일은 하루종일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학부형과 인근 주민 중에서 신청 우선권을 가지고 있지만 골목 주차난 해결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빌라나 주택, 소규모 아파트, 공공시설과 대형음식점 등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주차장 정보를 공유하면서 이용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여기에 필요한 것은 정확한 주차장 정보를 파악해 실시간 제공하는 무인시스템과 시간대 별로 비어있는 각 주차장을 공유하겠다는 지역사회 구성원들 합의다. 시스템 개발에 앞서 미추홀구가 먼저 추진하고 있는 것은 지역사회 곳곳에 흩어져있는 빈 공간들을 ‘함께 쓰는 일’이다.

미추홀구는 도화지구에 있는 청운대와 인천대 제물포캠퍼스, 상수도사업본부 등에 눈을 돌렸고 결국 상수도사업본부 309면, 한전 제물포지점 16면, 청운대 244면을 모두 개방하도록 했다. 이후 정부청사건물이나 다른 건물들도 주차장 개방을 유도할 계획이다. 숭의가든이나 금문종가집, 경인옥 등 대형 식당 주차장도 현재 개방돼있다.

◇공유냉장고 ‘나눔 곳간’으로 음식과 정을 나누다

미추홀구는 지난해 주안동 주염골경로당 2층 자원봉사단체 ‘짬짬이’ 사무실 앞에서 미추홀구 공유냉장고 1호점 개소식을 열었다. 공유냉장고에는 ‘나눔 곳간’이란 별칭을 붙였다. 이후 공유냉장고 나눔 곳간은 7호점까지 개소됐다. 미추홀구 공유냉장고 나눔 곳간 1호점은 개인과 기업체 등에서 학산나눔재단을 통해 기탁한 후원물품을 냉장고 운영을 맡은 짬짬이봉사단이 필요한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으로 시작한다.

100% 기부로 운영되는 음식 공유 운동이 뿌리내리기 위해선 공급 안정을 위한 참여가 과제인만큼 주민들에게 더 많이 알리면서 주민단체, 봉사단체 중심으로 운영을 시도하고 있는 단계다.

구 관계자는 “매월 대상자를 선정해 냉장고 속 물품을 제공하는 방식으도 있고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한 곳도 있다”며 “동네 별로 환경이 다른 만큼 공유냉장고 취지에 공감하고 도움의 손길을 모아주는 분들을 중심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공유냉장고 개소를 위해 학산나눔재단에서 냉장고 설치를 지원했다. 지난해 공공미술 프로젝트 참여단체인 ‘미추인’에서 관련설비 제작에 재능을 기부해줬다. 여기에 대한주택건설협회 인천시회와 인천열린정보장애인협회 인천지부, 여의주택 재개발 정비사업조합, 롯데건설 및 포스코건설 인천 주안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도 물품을 보내줬다. 모인 물품은 쌀과 라면, 각종 가공식품이나 식재료다. 일부 다른 나눔 곳간은 많은 양은 아니지만 주민들이 음식을 가져가고 또 넣어놓기도 한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미추홀구 공유냉장고 나눔 곳간 사업은 공유라는 가치를 널리 알리면서 구민들의 자발적인 나눔을 통해 마을공동체를 되살리는데 목표가 있다”며 “동참해주신 개인, 기업, 단체 등에 감사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미추홀구 물품공유센터, 공유와 나눔의 구심점 역할

인천 미추홀구 물품공유센터가 지역사회에서 공유와 나눔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인천업사이클에코센터에 따르면 미추홀구 물품공유센터가 지난 2019년 개관한 이후 시민들의 꾸준한 관심을 얻고 있다. 에코센터는 물품 및 공공자원의 환경적 공유가치를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미추홀구 물품공유센터 문을 열었다.

개관 당시 가입자 수는 100명이었지만 지난 2020년 400여명을 넘어섰고, 지난해까지 누적 회원 1천명을 돌파했다.

이용횟수도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물품대여횟수가 2019년에는 28개에서 2020년 442개, 지난해 까지 800여개를 넘어서며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공유센터는 △텐트를 이용할 수 있는 캠핑레저 물품 85종(102개) △전동드릴 등 생활공구 63종(108개) △돌잔치 패키지 등 행사용품 33종(94개) △소독기를 포함한 건강환경 물품 30종(48개) 등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다른 공유센터와 차별되는 물품은 환경교구로 지역에서 환경교육을 하는 강사를 대상으로 대여 중이다.

대여가 많이 된 품목은 캠핑용품과 보드게임, 피톤치드연무기, 전기드릴, 라돈측정기 등이다. 분류상으로는 캠핑레저가 650건을 넘겼고, 생활 공구가 370여건, 건강환경이 230여건으로 특히 달라진 여행 트렌드를 반영한 듯 야외활동에 필요한 캠핑용품 이용률이 가장 높았다.

공유센터는 대여 물품을 계속 추가하고 있다. 가장 인기가 좋은 캠핑용품과 실내 스포츠용품, 져스트댄스 게임, DSLR 카메라 등 기존물품 중 대여빈도가 높은 물품들이다.

조강희 인천업사이클에코센터장은 “공유센터 최초 설립 목적에 부합할 수 있도록 시민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물품을 세심하게 파악해 구성하겠다”며 “공유와 나눔을 확산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제로웨이스트 사회 실현에 일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공간이 공유될 수 있다면 수천억원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원도심 주차난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유경제 개념을 통해 보다 나은 주민 삶을 구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홍 기자 ljh@hyundai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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