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행복한 삶
일과 행복한 삶
  • 현대일보
  • 승인 2021.05.23 16:41
  • icon 조회수 19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상 철
중앙대 명예교수

 

인류의 역사가 정신의 역사라면 정신을 좌우하는 것은 독서다. 지금 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나라들을 보면 예외 없이 독서를 많이 하는 나라들이다. 이들 국가는 적어도 지난 100년 이상, 국민의 절대 다수가 독서를 가장 많이 했다.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영국이 그렇다. 이탈리아나 스페인은 문예부흥 이후 문명적으로 앞섰던 나라들이다. 그러나 독서를 게을리 했기 때문에 성장하지 못했다.  일본의 근대화 시기는 유럽이나 미국보다 늦었다. 그 과정은 그러나 매우 빨랐다. 그 이유는 독서에 의한 교육과 문화수준이 당시 유럽이나 미국에 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독서에 대한 최근의 통계를 보아도 그렇다. 일본사람은 연간 독서량(10.7권)이 오히려 미국(9.1권)을 앞선다. 한국인의 독서량은 아직도 저조(3.5권)하다.  

우리는 5천년 역사를 자랑하지만 우리 정신문화의 바탕이 되는 기록이라고는 고대사회에 와서 편찬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등 몇권 밖에 없다. 독서는 창의력과 사고력 그리고 아이디어를 제공해 준다. 한국인들은 독서란 학생이나 젊은이들이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일단 학교를 떠나거나 나이가 들면 책과 멀리하는 경향이 있다. 

첫째는 교육에 문제가 있다. 공부하는 것과 독서하는 것을 구별하는 과오를 범하기 때문이다. 고교 선생이 독서하는 학생에게 수능시험이 임박했는데 공부는 안하고 책만 읽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한다. 고등학교는 대학에 가기 위해있고 대학은 취직을 하거나 결혼을 하기 위해 있다. 그래서 대다수 우리나라 어머니들의 지상목표는 자식을 좋은 대학에 보내는데 있다. 한국 교육의 또 다른 문제는 정답지상주의다. 학생들은 대학입시 준비과정에서 100만 개 이상의 문제를 풀어본다.

둘째는 50대에서 60대 이상 어른 세대가 독서를 거의 하지 않는다. 50, 60대 이상의 어른 세대에 필요한 지혜란 무엇인가?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해서 정신의 양식인 지식을 넓혀가는 것이다. 지식을 넓여가면 성장이 가능하다. 성장을 하면 희망이 있고 행복이 따른다.  

공부와 독서는 별개의 것이 아니다. 공부가 독서이고, 독서가 공부이다. 음식 즉, 경제가 육체적 양식을 제공해 주는 것 같이 공부 즉,독서는 정신적 양식을 제공해 준다. 진정한 삶, 행복한 삶은 신체적 삶과 정신적 삶이 공존할 때 가능하다. 

학교 교육은 사고력을 키워 주어야 한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면 사고력이 앞선 사람이 지도자가 되고, 이해력을 갖춘 사람은 그 밑에서 일하게 되고, 기억력이 좋은 사람은 남의 심부름을 하는데 그친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교육은 질문(questions)보다는 해답(answers)을 가르친다. 해답(answers)이 있는 교육은 기존의 지식을 배우고 가르치기 때문에 기억력에 의존한다. 하지만 질문이 있는 교육은 새로운 지식인 해답을 찾기 위한 사고력을 키워준다. 

    <다음주에 계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