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두항의 울부짖음이 들리지 않는가?
진두항의 울부짖음이 들리지 않는가?
  • 조희동
  • 승인 2021.04.18 17:25
  • icon 조회수 26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5일 오후 4시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진두항에 영흥주민 100여 명이 코로나의 위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스크로 단단히 무장하고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진두항 어민들의 물양장(작업장)이 군 공영주차장으로 용도변경 되어 주차타워를 설치하고 노면에 주차선을 그어 주차요금을 징수하기 위한 차량 출입 차단기 설치를 반대하기 위해서다.
이곳 진두항에는 낚싯배 70여척에 낚시를 위한 유동인구가 1,000여 명에 이르렀으며 회센터에 찾아드는 가족 단위 여행객 및 미식가들의 유동인구가 주말의 경우 하루평균 1,500명~2,000여 명이며, 코로나가 없을 때는 주말 하루 3~4천 명이 찾아들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코로나가 발생하고 경기가 불황으로 접어들자 여행객들이 줄어들고 외식을 꺼리는 등 상인들에게는 엎친데 덮친격으로 힘들고 어려워하고 있다. 또한 낚싯배 한척에 10여 명의 낚시 매니아들을 싣고 매일 출항하던 70여 척의 낚싯배들은 부둣가에 발이 묶인체 일광욕만 즐기고 있는 실정이다.
현실이 이러한데 옹진군은 어렵고 힘든 상인들에게 지원책을 마련해 주기는 커녕 어민들의 물양장을 상인들의 편리를 위해 고객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을 빼앗아 공영주차장으로 만들어 이제는 주차요금까지 징수하겠다고 차량 차단기를 설치하고 주차구획선을 그리는 등 주변 상인들과 낚싯배 운영자들의 목줄을 조이고 밥상의 숟가락을 빼앗아가려는 잘못된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항변이다.
이 같은 행태를 보다 못한 상인들과 지역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군수를 성토하고 행정을 지탄(指彈)하는 반대 운동을 펼치는 것이다. 하필이면 이 어렵고 힘든 시기에 주차요금을 징수하겠다며 주차구획선을 긋고, 차단기를 설치하여 주민과 상인들의 가슴에 불을 질러 반발을 불러오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가 없다.
특히 오는 5월이면 지금까지 지방 항이었던 진두항이 국가 항으로 승격되어 해양수산부로 이관을 앞두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인천시가 소유자로 옹진군에 관리 위탁을 했지만, 앞으로 5월부터 소유자가 해양수산부로 되면 위탁관리자는 항만공사가 유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지금 옹진군의 행위에는 더 많은 의문점들이 제기된다.
주민들의 편에서, 주민을 위한 행정을 구현해야 할 군이 오히려 주민들의 위에서 군림하며 주민들을 괴롭히고, 불편하게 만드는 행정을 펼치는 옹진군은 거꾸로 가는 행정을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그렇지 않다면 중앙정부도 소상공인들을 위한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는 현시점에 기초자치단체인 옹진군은 없던 제도를 새롭게 만들어 그나마 살아있는 상권 마저도 말살시켜 상인들을 궁지로 몰아넣는 정책은 코로나로 인한 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더욱가중 시키는 아주 잘못된 행정이라는 것이 이곳 주민들의 한결같은 여론이다.
옹진군청이 영흥면 진두항에서 징수한 주차요금이 옹진군의 재정에 얼마나 도움이 되어 그 재원으로 옹진군이 얼마나 눈부신 발전을 거듭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로 인해 주변 상인들이나 낚싯배들에 미치는 피해와 경제적 영향력은 엄청날 수 있다는 생각은 가져보지 않았는지를 묻고 싶다. 행정은 주민을 위하고 주민은 행정을 존중하고 신뢰하는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행정이 올바른 행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주민이 불신하고 외면하는 행정이라면 이는 분명 실패한 행정이라 할 것이다.
오는 2022년 6월 1일이 지방선거 일이다. 앞으로 13개월여 남았다. 많은 세월이 남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주민들의 생각은 간단하고 단순하다. 주민들의 삶을 충실히 보살피고, 주민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같이 가는 행정, 주민들과 함께 행동하는 양심 있는 지도자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권위 있는 지도자, 주민 위에서 군림하려는 지도자는 절대 원하지 않는다. 판단은 주민들의 몫이지만 그에 대한 대가는 그들의 몫이 될 것이다. 귓가에 맴도는 진두항의 울부짖음을 잊지 말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