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 주민들 가슴에 박힌 대못은 누가 뽑을 것인가?
영흥 주민들 가슴에 박힌 대못은 누가 뽑을 것인가?
  • 조희동
  • 승인 2021.03.14 17:24
  • icon 조회수 1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옹진군수가 11일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위해 어려운 결단을 내린 인천시와 시장의 환경정책 방향을 지지한다며 영흥도의 쓰레기 매립지 선정 발표에 동참하겠다는 의사(意思)를 분명히 밝혀 영흥 주민들의 가슴에 뽑지 못할 대못을 박고 말았다
옛말에 일구이언 이부지자(一口二言 二父之子)라는 말이 있다. 한입으로 두 말을 하면 아버지가 둘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옹진군수는 분명히 한입으로 두 말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일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인천시청 앞 도로의 인도에서 비닐 천막을 치고 인천시장을 향해 옹진군 영흥도의 인천 자체 쓰레기 매립지 후보지 선정을 철회할 때까지 무기한 단식 농성을 하겠다고 했으나 1주일 후 민주당과 합의문을 발표하고 성과도 없이 변죽만 울리고 끝냈다.
이와 함께 옹진군청 청사 건물에도 영흥도 쓰레기 매립장 결사반대라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주민과 함께한다는 뜻을 비쳤으나 모두가 허구였음을 보여주듯, 지금은 모두 철수하고 인천시장의 정책을 지지하고 동참하겠다고 일구이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영흥도 주민들에게는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궤변이 아닐 수 없다. 군민을 대표하는 군수가 군민들과 한마디 논의와 대화도 없이 주민 의사(意思)에 반하는 입장문을 독단적으로 발표하여 본인의 정치적 입장만 고려했다는 것에 대해, 군수가 군민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군민들의 생각과 뜻은 개의치 않겠다는 개연성(蓋然性) 또한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옹진군수가 지금까지 영흥 주민들을 우롱하고 유린(蹂躪)해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그렇지 않다면 영흥도 주민들이 영하 17도를 오르내리는 한파에도 불구하고 인천시청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집회를 할 때 군수는 반대 대열에 함께 참여하지 않았어야 했다. 돌이켜보면 지난해 12월 1일부터 1주일간의 군수의 단식 농성, 또한 영흥 주민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자신의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연상(聯想)시킬 수 있다. 따라서 이 모두가 속내와는 다른 가식적 동참으로 주민들의 이목을 끌어 정치적 입지를 높이고 주민들의 반응을 보려는 정치적 쇼맨십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엄동설한의 칼바람 속에서도 온기 하나없이 냉기가 흐르는 차가운 길바닥에서 쓰레기 매립 후보지 선정이 철회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 투쟁을 하겠다던 그 강경(强勁)한 기개(氣槪)와 굳은 결의는 아무런 결과도 없이 어느 날 봄눈 녹아내리듯 사라지고, 주민들과 같이 마주 잡았던 그 마음은 봄 처녀 바람나듯 시장 곁으로 다가가 시장의 정책에 동참하고 환경정책 방향을 지지한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의 합리적인 의문점은 지난해 11월 예비후보지로 발표할 때도 시장, 군수 등 많은 일행이 옹진군 자월도를 거쳐 덕적도 3,1절 기념공원 공사 현장까지 3박 4일간 긴 여정을 마치고 난 다음 군수가 조용히 침묵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발표가 됐고, 공교롭게도 이번 확정발표 또한 3,1절 기념행사가 지난 다음 시장과 군수와의 대화가 있었고 교통환경 조정관과의 사전대화까지 끝내고도 역시 군수의 조용한 침묵 속에 지역 주민과 옹진군 공직자들은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발표됐다. 이를 두고 속된 말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냐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영흥 주민들은 속내를 보이지 않고, 감추고 있는 그 누군가에게 계속 속고 있었다는 것이다. 도둑 맞으려면 개도 안 짖는다고 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꼴이다. 배고픈 길고양이는 생선가게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을 것이다. 우선 배고픔을 참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정치인은 표를 먹고 산다. 따라서 표가 있는 곳이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유혹하는 것이 정치인들의 본성이며 습성(習性)이다.
장정민 옹진군수의 이중성과 그의 속마음을 알 수 없는 또 한 가지의 포인트가 있다. 11일 옹진군에서 인천시장의 환경정책에 동참하여 영흥도 쓰레기매립장 건설을 지지한다는 발표를 하고,같은 날 경기도 안산시청을 방문해 안산시장을 만나 인천시가 추진하는 영흥도 쓰레기 매립지 건설계획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시흥시와 함께 3개 시,군이 공조해 대처해 나가자고 뜻을 모았다는 것이다.
인천시장을 조롱(嘲弄)하는 것인지? 영흥 주민을 우롱(愚弄)하는 것인지? 경기도 안산시장과 시흥시장을 희롱(戲弄)하는 것인지?. 이렇듯 일구이언 이부지자로 정치생명을 마감하는 것보다는 남아일언중천금(男兒一言重千金)으로 신뢰받는 정치인, 희망이 보이는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함이 어떠할지. 영흥 주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아 철천지원수(徹天之怨讎)가 되는 불행한 일이 없기를 두 손 모아 간절히 호소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