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수협, 이제 모두가 비우고 내려놓자
옹진수협, 이제 모두가 비우고 내려놓자
  • 조희동
  • 승인 2021.03.11 17:39
  • icon 조회수 37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9일부터 옹진수협조합장의 업무가 정지되고 대행체제로 들어갔다. 벌금 300만원, 500만원, 선거무효, 급기야 조합장 업무정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짐에 따른 것이다. 옹진수협이 이처럼 만신창이가 되어 찢어지고 갈라지는 선거가 되도록 선거를 위탁받은 미추홀구 선거관리위원회는 그 소임을 다 했는지 한 번 뒤돌아봐야 할 때다.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을 보면 위탁 목적이 공공단체 등의 선거가 깨끗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공공단체 등의 건전한 발전과 민주사회 발전에 기여한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미추홀구 선거관리위원회는 그 목적을 올바르게 수행을 하고 위탁 목적에 부응했는지를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일반 개인이 부정선거 개입을 밝혀내고 검찰에 고발하여 그 위법자는 벌금형을 받을 만큼 중대한 증거를 찾아낼 때까지 선거를 위탁받은 선관위는 손을 놓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부정선거를 방지하고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를 목적으로 위탁 선거를 했으나 결과는 개인보다 못한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한 꼴이 되고 말았다. 개인이 찾아낸 부정선거를 선관위는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무런 언급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위탁 선거제도가 올바른 제도인지? 빛 좋은 개살구는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다.
단위조합의 관리 감독과 감사권이 있는 수협중앙회, 지도 감찰할 수 있는 해양수산부 역시 무능하기는 매한가지다. 지역 소규모 단위 협동조합의 공유재산이라고 할 수 있는 공금이 개인 사유재산처럼 조합원들과는 상관없는 개인의 용도에 사용되는가 하면 부정선거 개입으로 법정 벌금형을 선고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단위조합법을 무시한 채 버젓이 정상 근무하는 등 부패(腐敗)된 썩은 구린내가 천지를 진동하고 조합원들이 출자한 자본금마저 잠식될 위기에 놓였는데도 이들 상급 기관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권한을 직무 유기하고 있다.
옛말에 삼 세번이라는 말이 있다. 옹진수협이 삼 세번의 실수를 저질러 또다시 썩은 물에 빠진다면 이는 영영 자립할 수 없는 위험천만한 실수가 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옹진 앞바다의 청정 심해수에 맑고 건전한 뿌리를 내리게 하고, 위법자들과는 옹진 앞바다에 떨어지는 낙조와 함께 작별을 고할 때 옹진수협의 힘찬 미래는 밝아올 것이다.
언제나 개혁 앞에는 저항 세력이 있기 마련이다. 이 저항 세력과 적폐 세력들을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슬기롭게 깊은 바닷물에 깊숙이 밀어넣고 다시는 불손하고 위법한 집단으로 떠오르지 못하도록 방지하는 것 또한 개혁 세력이 이뤄내야 할 숙제다.
옹진수협은 조직 시스템부터 망가져 있다. 이 조직과 시스템을 정비하고 수리하려면 수많은 희생이 따를 수밖에 없다. 얼마나 많은 희생이 따라야 할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희생은 반드시 따라야 하며 희생하는 만큼의 대가는 성숙과 보람으로 보상될 것이다. 법과 질서를 무시하고 과정의 공정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조직은 언제나 썩은 조직이다. 물이 흐르지 못하고 고이면 그 물은 썩기 마련이다. 법과 규칙이 어떤 조직과 무리에 의해 무시되고 유린된다면 조직의 구성원들은 언제나 파괴되고 무너질 것이다. 무너진 조직의 기강을 바로잡고 기강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희생이 없이는 있을 수 없다. 때문에 불가피하게 희생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 또한 명심해야 한다. 4천여 옹진수협 조합원들의 피나는 노력과 뼈를 깎는 아픔과 고통없이는 위법자들이 가득한 조합에서 올바른 협동조합으로 바로 세우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나아가는 일보다 물러나는 것이 더 어렵다. 오욕칠정(五慾七情)의 감성체인 사람은 수많은 욕망에 눈과 마음이 쉽게 어두워진다. 따라서 그런 욕망을 끊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다. 그러니 물러남에 용기가 필요하다는 뜻에서 굳이 용퇴(勇退)라고 적었을 것이다.
나아가고 물러남은 모든 싸움이나 다툼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모두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 때를 맞추지 못하면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몸은 몸대로 망가지고, 이름은 이름대로 무너진다. 이를 두고 ‘신패명렬(身敗名裂)’이라 했다. 용퇴의 시각을 놓치니 모든 것이 망가지고 무너졌다. 이제 모두가 비우고 내려놓은 다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옹진수협의 미래에 밝은 희망의 찬란한 빛이 비춰주길 간절히 소망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