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에서 하루, 바람 따라 탐욕도 사라져 上
산사에서 하루, 바람 따라 탐욕도 사라져 上
  • 현대일보
  • 승인 2020.12.2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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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중 오
고양주재·국장대우

 

코로나19로 온통 어지러운 세상이다.

모든 일 다 내려놓고, 집착을 버리고 내가 누구인지 내 마음이 어디 있는지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참 나를 찾아 산사에서 하루 출가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필자는 한 때 법무부 청소년보호관찰위원으로 봉사활동을 했다.

버리려 해도 버려지지 않는 얻으려 해도 얻어지지 않는 그 무엇을 찾기 위해 보호관찰대상자들과 산사로 발길을 옮긴바 있다.

아침 산사에 느린 바람이 분다.

풍경이 가볍게 흔들리며 맑은 울림을 만든다.

마룻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앉으니 어깨를 짓누르던 일, 인간관계, 욕심들이 하나 둘 증발하면서 머리가 서늘해진다.

1시간씩 좌선 하곤 10분씩 방안에서 포행(느린 걸음)하며 저린 다리를 푼다.

밥 때가 되면 ‘딱’하는 죽비 소리가 귀청을 때린다.

밥·콩나물·무채·단무지가 전부. 공양의 뜻을 되새기는 게송을 외운다.

남김없이 나무그릇을 비우곤 단무지로 흔적까지 닦아낸다.

묵언은 식사 중에도 유효하다.

발우공양이다.

발우는 스님이 쓰는 밥그릇으로 ‘적당한 양을 담는 밥그릇’이란 뜻이 담겨 있다.

때로는 스님과 차 한 잔을 놓고 인생을 논한다.

고즈넉한 숲길을 걸으며 숲 향으로 흠뻑 젖을 수도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휴대폰을 맡기고 잠시 출가하는 홀가분함이 있다.

꼭 불자여야 할 필요는 없다.

수행 속에 ‘나’를 찾는다면 금상첨화다.

산사체험(템플스테이)에선 새벽예불·다도·전통문화체험·산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기간도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일주일까지 선택할 수 있고 보통 1박2일 기준으로 세면도구·속옷 등을 챙겨가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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