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왜 소방차가 이렇게 많이 왔지?”
[투고]“왜 소방차가 이렇게 많이 왔지?”
  • 고광진
  • 승인 2009.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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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단소방서 지휘조사팀장

며칠 전 저녁 해질 무렵 차량화재 신고접수로 출동 벨이 울리고 경고음과 함께 소방차량이 미끄러지듯 차고지를 빠져나가고 각 대원은 안전장비 장착 등 몸놀림이 빨라지면서 무전기는 쉴 새 없이 현장상황을 알려왔다.
출동대장은 화재차량에서 화염은 없고 연기만 조금씩 분출되는 것으로 판단, 본인이 탑승한 지휘차량과 가까운 관할 119안전센터 출동차량만 계속 출동토록 하고 일부 소방차량에 대하여는 귀소명령을 내렸다.
현장에 도착한 바 대부분의 화재(구조·구급)현장이 그러하듯 많은 시민들이 모여있고, 화재차량이 시야에 들어왔다. 놀란 얼굴의 신고자가 운전석 하부를 가리키면서 “지금은 연기가 나오지 않는데 조금 전까지 연기가 올라왔다”고 말해 엔진 내부와 차량 하부를 관찰하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고 자세히 보니 우리 소방서 직원과 구경하는 시민 사이에 사소하지만, 의미 있는 말싸움이 시작되고 있었다.
내용인즉 시민의 말 “소방차가 왜 이렇게 필요없이 많이 왔느냐?” “차량에 연기도 없고 다 진화가 됐는데 소방차가 많이 출동한 것 아니냐?” “시민이 내는 세금 낭비하는 것 아니냐?”라는 요지의 말 이였다.
순간, 이 시민은 어떤 개인적인 감정에 사로잡혀 한 말이 아니라고 생각됐고 다행히 우리 직원은 119화재신고 및 접수와 출동차량의 범위 그리고 화재차량 피해 조사에 대해 자세한 설명과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시민은 쉽게 이해를 하지 못했고 직원과 언쟁은 한동안 지속됐다.
화재 등 각종사고는 미리 말을 해주지 않는다. 우리가 전혀 예상 못했던 화재가 재난이 발생할 수 있고 화재 메커니즘 또한 너무 다양해 단순화재라 생각했는데도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한시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고 모든 출동에 있어서 이를 적용해 결정을 내린다.
안전사고 발생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출동대장의 결정은 이를 충분히 감안해 판단한 것으로 보여지고 우리 소방공무원 또한 각종 현장활동 중 최선을 다하는 생생한 모습을 보여 주는데 부족함은 없었는지 한 번쯤은 생각 볼 계기가 됐음은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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