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버느냐 보다 얼마나 현명하게 쓰는가?
돈 자체가 정말 우리삶을 행복하게 이끄는가?
이 세상에는 돈이 있으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7년 전에는 건강과 가족이 행복의 조건에서 우선시 됐지만, 지금에 와서는 돈이 첫 번째 조건으로 꼽혔다고 합니다. (중앙일보. 08. 8. 15) 하지만 돈(부의 증진)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것이라는 것은 착각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가난이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도 아닙니다. 가난이 행복을 보장해 줄 수는 없지만 가난하면 불행한 것도 사실입니다.
돈은 중립적인 것이기 때문에 돈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행복해 질 수도 있고 불행해 질 수도 있습니다. 돈을 좋은데 잘 사용하면 행복해 지고 돈을 나쁜데 잘못 사용하면 불행해 지게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철학자들은 행복을 돈보다는 덕을 쌓고 선한 일을 하는 것과 동일시했습니다.
부자로 죽는 것은 불명예스럽게 죽는 것과 같다고 한 카네기의 말과 같이 돈은 선한 일에 사용할 때 행복해 지고 명예롭게 사는 길이 되겠습니다. 19세기 강철사업으로 부호가 된 카네기는 자신이 일평생 모은 재산 3억5천만달러(08년 기준 30억 달러)의 전부를 사회에 환원했습니다.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기보다 쉽다"고 한 성경의 가르침 역시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이 선한 일에 사용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1929년 주식시장의 붕괴로 미국인 노동자의 40%에 가까운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전전긍긍할 때 루스벨트는 첫 대통령 취임연설(1933.3.4)을 통해 행복은 단순히 돈을 소유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고 성취의 기쁨이나 창조적 노력의 설렘에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이어서 곧 없어지기 쉬운 돈의 무모한 추구보다는 노동의 기쁨과 도덕적인 격려에서 행복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법정스님은 행복을 막는 것은 탐욕이며, 탐욕을 경계하라고 했습니다. 그는 행복하게 사는 데는 그렇게 많은 돈(물질)이 필요없는데 허욕을 불이기 때문에 불행해진다고 했습니다. (조선일보. 08.8.16)
달라이 라마는 진정한 행복은 불안전한 돈과 같은 물질이나 육체적인 기쁨보다는 지성과 마음에 있다고 했습니다. 빌 게이츠는 사람들은 돈(재산)이 많으면 행복하리라 생각하지만, 실제는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의미있는 삶을 사는 것이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이는 행복에는 최소한의 돈(물질)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돈 자체가 행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행복에 대한 실증적인 자료를 보더라도 행복을 위해서 기본적인 필요성이 충족되고 나면, 추가적인 수입이나 돈은 행복과 만족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합니다. 행복과 만족은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느냐보다는 얼마나 돈을 현명하고, 좋은 일에 쓰느냐에 달렸습니다.
서고 선진국에 연간 국민소득이 1만달러 이하면 불행하지만, 1만달러가 넘으면, 돈과 행복에는 별 관계가 없다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미국에는 연간 국민소득이 5만달러에 이를 때까지는 행복지수가 오르지만, 그 이상 올라가면 별 영향이 없다고 합니다.
실제로 포츈 400대 부자와 5만달러 정도의 중산층을 비교할 때 행복지수는 별 차이가 없었다고 합니다. (Time. 05.2.28)
부의 증가와 행복지수가 정비례하지 않는 이유는 사람들은 자신들보다 못한 처지인 사람들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들과 비슷하거나 자신보다 높은 처지인 사람들과 비교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돈을 더 벌기를 원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 경우 사람들은 수입이 아무리 많더라도 만족할 줄 모르고 더 잘살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벌기를 원하게 됩니다. 아무리 성공한 사람이라도 현재 동등한 처지인 사람들과 비교해 더욱더 성공하려고 한다면 그런 사람은 결국 불행해 질 수 있습니다.
부의 증가와 행복지수가 정비례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쾌락의 사이클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즉, 사람들은 일단 부자가 되면 곧 이에 익숙해져, 아주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과거의 가난했던 시절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고, 현재 다른 부자들과 비교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행복해지는 비결은 현재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과 비교하지 말고 과거의 궁핍과 가난의 시절을 떠올리는 것입니다.
현재는 수입이 적지만,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현재는 수입이 많지만, 더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행복하다고 합니다.
한 예로, 현재 연 5만달러를 받지만 매년 10%씩 수입이 증가할 것을 기대하는 사람과 현재 연 15만달러를 받지만, 그 이상 수입의 증가를 기대하지 않는 사람을 비교할 때 후자가 전자보다 현재 훨씬 살 살지만 실제로는 전자의 사람이 더 행복하게 느낀다고 합니다. 이는 내일이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고 하는 미래에 대한 낙관과 희망은 사람들을 그만큼 행복하고 위대하게 만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