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경찰청장 공관, 어린이집으로 사용한다
경기남부경찰청장 공관, 어린이집으로 사용한다
  • 오용화
  • 승인 2018.10.11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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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렬 경찰청장, 권위주의 벗은 행보 눈길
간부식당의 벽 허물고, 식판에 음식받아 식사
경기지역 기관장 모임 ‘기우회’ 나가지 않아

# 권위의 상징으로만 여겨지던 지방경찰청장 공관이 경찰관 자녀들을 위한 어린이집으로 탈바꿈한다.
# 총경급 이상 소위 '지휘부'만 앉을 수 있던 간부식당이 벽을 허물고, 높으신(?) 지휘부도 식판에 음식을 받아 순경들과 함께 식사한다.
#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지역 기관장 모임에 대놓고 보이콧을 선언한다.'
먼 미래의 이야기도, 다른 나라의 이야기도 아니다.
바로 지금 경기도 수원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다.
허경렬 경기남부경찰청장이 취임 직후 권위주의를 벗은 행보로 화제가 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청장 공관이 내후년 어린이집으로 바뀐다는 것.
올해 7월 30일 부임한 허 청장은 공관이 아닌 수원의 한 아파트에 입주했다.
사연은 이랬다.
 2005년 4월 건립된 당시 경기경찰청장 공관은 부지 면적 1천150㎡, 연면적 222㎡로 지방경찰청장 공관 규정 면적(165㎡)보다 넓었다.
수년 전부터 국정감사에서 전국의 지방청장 공관이 규정보다 넓어 호화스럽다는 지적이 계속 있었고, 이에 올 6월 전임 이기창 청장이 퇴임 직전 공관을 다른 용도로 활용하면 어떤지에 대한 의견을 처음 제시했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거쳐 공관을 직장 어린이집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계획이 선 상황에서 허 청장이 부임과 동시에 공관이 아닌 아파트 관사로 입주하면서 이 계획은 '실행'됐다는 후문이다.'
허 청장은 간부식당의 벽도 허물었다.
그동안 총경급 이상 경찰 간부들은 경정급 이하 직원들이 식사하는 공간과는 분리된 곳에서 '그들만의 식사'를 했다. 출입문도 달랐다.
직원들과 같이 식판에 배식받는 방법이 아닌, 일반식당과 같이 그릇에 차려진 밥상에서 식사했다.
허 청장은 부임 직후 직원들 복지 향상과 권위주의 탈피를 위해 간부식당의 벽을 허물었다.
현재 총경급 이상 간부들도 직원들과 똑같이 식판으로 식사한다.
간부식당이 없어지면서 직원들이 앉을 수 있는 식당 좌석은 32석 늘었다.
마지막으로 허 청장은 부임 이후 단 한 번도 경기지역 기관장 모임인 '기우회'에 나가지 않았다.
기우회는 1991년 설립돼 190명의 회원을 두고 매월 1회 전체 조찬 모임, 월 1회 조별 모임을 하고 있다.
대체로 지역 여론 수렴과 정책 대안 제시, 사회봉사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선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나머지 때때로 구설에 오르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최근엔 기우회가 정경유착과 토착 비리의 온상이 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허 청장은 "그 모임이 비판받아야 할 대상이란 생각은 아니지만,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모임에는 참석하지 않는 게 옳다고 생각해 부임 직후부터 단 한 차례도 나가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참석하진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허 청장 부임 이후 일어난 변화들에 대해 경찰 내부에선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경찰관은 "지방청장이 스스로 권위를 벗어 던지고 말단 직원은 물론, 국민과 소통하려고 하는 것을 보니 격세지감을 느낀다"며 "청장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니까 일선 경찰관들도 치안 현장에서 스스로 낮추고 국민을 먼저 생각하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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