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 칼럼] 미래선호와 행복 (1)
[현대일보 칼럼] 미래선호와 행복 (1)
  • 이상철
  • 승인 2018.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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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래선호
빌 클린턴은 자신의 자서전(My Life, 2005)에서 미국이 위대해 질수 있었던 것은 미래가 과거보다 더 낳을 수 있다는 믿음과 개개인 모두가 이런 믿음을 실현하기 위해 개인적이고 도덕적인 의무감을 가지고 더 낳은 미래를 위해 현재의 삶에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는 누구나 과거를 더 낳게 할 수 없지만 과거로부터 배우고 잘못을 깨달아 현재의 삶에 최선을 다하면 미래의 삶은 얼마든지 낳아 질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과거의 노예가 되지 말고 미래의 주인이 돼야 한다.
과거의 노예란 무엇인가? 언론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퓰리처상(1917)을 3회나 수상해 20세기 최고 칼럼니스트로 불리는 뉴욕타임스의 토머스 프리드먼은 이런 말을 했다.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같이 종교적인 차이로 분열돼 있기보다 과거의 고통을 잊지 못하고 이에 얽매어 사는 사람들과  미래의 희망과 약속을 믿고 더 낳은 미래를 위해 사는 사람들로 나뉘어 있다고 했다.
같은 회교도 인이라도 인도에 사는 회교도 인은 어떤 사람이 큰 저택에 살고 있는 것을 보면 나도 언젠가는 저런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하지만 파키스탄에 사는 회교도 인은 어떤 사람이 큰 저택에 살고 있는 것을 보면 언젠가는 그를 죽여 버리겠다고 악의를 품는다.
전자는 건설적인 상상력(constructive imagination)이고 후자는 파괴적인 상상력(destructive imagination)이다. 과거의 노예란 파괴적인 상상력을 가진 사람이다.
전 세계 종교 인구 가운데 회교도 인은 기독교인 다음으로 많지만 이들 회교도 인 가운데 과격파(시아)에 속하는 회교도인은 10퍼센트도 안되고 온건파(수니)에 속하는 회교도 인이 90퍼센트를 넘는다.
이는 건설적인 상상력을 가진 회교도 인이 90퍼센트를 넘지만 파괴적인 상상력을 가진 회교도인은 10퍼센트 도 채 안 된다는 것을 뜻한다.   
미래의 주인이 되기 위해 건설적인 상상력을 지니고 살아가느냐 아니면 과거의 노예가 돼 파괴적인 상상력을 가지고 살아가느냐 하는 문제는 타고나는 성격 때문이 아니라 성장과정 때문이다. 그러므로  언제 어디서 출생했느냐 보다 언제 어디서 성장했느냐가 보다 중요하다.
미국이 20세기 들어 유럽을 넘어 세계 문명의 주역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더 낳은 미래를 향한 건설적인 상상력 때문이었다. 미국인들은 부자를 증오하기를 증오한다(hate to hate the rich). 미국인은 부자를 증오하기보다 오히려 부러워하며 선망의 대상으로 삼고 언젠가는 그와 같은 사람이 되기 위해 희망을 가지고 이를 이루기 위해 과거의 모든 것을 잊고 오늘의 삶에 최선을 다 한다.
아인슈타인은 이와 관련해“당신은 상상력(imagination)과 지식(knowledge)가운데 어느 것을 더 믿느냐고 하는 질문(1929.10.26)에 이렇게 답했다. 상상력이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
그 이유는 지식(과거)은 제한적이지만(limited) 상상력(미래)은 세계를 지배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아인슈타인은 미국인들이 유럽인들보다 더 상상력이 풍부하고 미래지향적”이라고 했다.
가난한 미국인과 가난한 유럽인을 비교해 보드라도 미국인은 가난하드라도 남보다 열심히 일하면 대통령을 포함해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럽인은 계급과 신분에 대한 장벽 때문에 한번 가난하면 거의 부자도 가 될 수 없고 정치적으로도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오바마는 신분상 유럽에서는 결코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1961년 하와이 대학으로 유학을 온 케냐출신의 흑인 아버지와 같은 학교에 다니던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 후 그는 어린 시절 인도네시아 출신의 양 아버지와 어머니를 따라 인도네시아에서 몇 년간 학교를 다닌 적도 있다.
그러나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이미 대통령이 되겠다는 말을 했고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다. 그는 마침내 미국의 44대 대통령(2009-2017)에 당선됐을 뿐 아니라 매우 존경 받는 정치인으로 인정을 받았다.
오바마는 여론 조사(갤럽)에서 그가 대통령에 당선됐던 2008년부터 재임기간 내내 미국인이 존경하는 남자 1위 자리를 지켰고 퇴임 후인 2017년 까지 10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특히 2017년 현직 대통령인 트럼프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지식은 과거의 영역이고 상상력은 미래의 영역이기 때문에 지식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만 상상력은 무한하다.
인간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의 10퍼센트 정도 밖에 사용하지 못한다고 하니까 지식이 10퍼센트라면 상상력은 90퍼센트에 해당된다. 상상력은 그러므로 개인과 사회, 국가 그리고 세계를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미래에 대해 가장 확실한 것은 세금(tax)과 죽음 밖에 없다는 말이 있다. 이는 미래에 대한 가능성은 무한하게 열려있고 그 어떤 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생에 있어서 최대의 비극은 목적이 없는 삶이다.
희망(hope)을 갖기 위해서는 목적이 있어야 한다. 희망은 물과 공기같이 삶에 필수적이다. 과거는 지식을 제공하지만 미래는 희망을 제공한다. 희망이 없는 삶은 퇴보를 의미하며 죽음과도 같다. 희망을 갖는다는 것은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철학이 중요한 것은 희망을 말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영역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 마음을 온전히 현재에 두면 생각이 없어진다. 마음을 현재에 두면 시간이 없어지고(timelessness) 생각도 멈춘다.
생각은 시간 가운데서만 존재하기 때문에 과거와 미래의 영역에서만 존재한다. 사람들은 과거의 고통이나 미래의 두려움과 같은 생각을 잊기 위해 묵상이나 기도를 하거나 독주를 마시거나 마약에 손을 대기도 한다.
전자는 생각을 초월하는 행위(rise over thought) 고 후자는 생각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행위(fall below thought)다. 전자는 사랑과 희락 그리고 화평에 이르게 되고 후자는 고통으로 시작해 고통으로 끝나게 된다. 
둘째,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과거로부터 배우는 것이다. 과거로부터 배운다는 것은 단순한 지식 뿐 아니라 과거의 잘못된 것을 깨닫는 것도 포함된다. 이는 과거의 잘못에 대한 현재의 깨달음이 없이는 과거의 잘못이 미래도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셋째,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과거로부터 배우고 깨달은 것을 실천해 새롭고 보다 낳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 필자

이상철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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