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참 좋은 친구, 그리고 나의 행복<1>
[현대일보칼럼]참 좋은 친구, 그리고 나의 행복<1>
  • 승인 2017.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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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좋은 친구
예수가 세상에서 활동한 기간은 길지 않다. 예수의 공생애 기간(공적으로 활동한 기간)은 3년 남짓하다(30~33세).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와 가까이 하고자 했지만 예수가 친구(제자)를 정할 때는 매우 선택적이었다. 예수는 12명의 제자만을 선택했고 공생애 기간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이들과 함께 보냈다. 예수가 죽기 전날 밤 예루살렘에서 최후의 만찬을 가질 때도 12제자만 초대했다.
예수는 그리고 12제자들 가운데서도 베드로, 야고보, 요한과 같은 세 명의 제자와 더 가까이 더 많은 시간을 보냈으며 이들 세 명 가운데서도 마지막엔 한명의 제자인 요한과 더욱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는 성경속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진정한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친구는 12명을 넘을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예수가 최후의 만찬에 12명만을 초대한 것도 이유가 있다. 12명을 넘으면 한 상에 앉아 식사를 하면서 진정한 대화와 우정을 나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뷔페(Buffet) 식사다.  
하버드 대학의 석지영 교수는 수업은 교수와 학생들 간에 나누는 대화라고 했다. 상호간의 대화를 통해 교수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만큼 학생들 또한 교수를 가르친다고 했다. 여기서 수업은 세미나를 말하는데 세미나 인원도 12명을 넘지 않는다. 12명을 넘으면 진정한 학문적인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12명을 넘으면 프로세미나라고 부른다. 프로세미나는 강의와 세미나의 절충식으로 쌍방향이 아니라 일방향이기 때문에 진정한 학문적대화가 이루어 질수 없다. 나는 미국의 대학(석사, 박사)에서 5년 이상 각종 세미나 수업을 받으면서 교수와 학생들 간에 나눈 대화가 나의 학문적인 생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믿는다. 

2. 세 명의 참 좋은 친구
예수가 12명의 친구 가운데 3명의 제자와 더 가까이 했듯이 우리의 친구 관계도 별반 다르지 않다. 12명의 친구는 좋은 친구이고 12명 가운데서 3명의 친구는 참 좋은 친구이다. 우리는 누구나 12명의 좋은 친구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평생을 100퍼센트 자신과 함께 할 친구가 3명만 있어도 행복하다.
나는 세 명의 참 좋은 친구가 있어 매우 행복하다. 첫째는 나의 아내인 해옥이고 둘째는 Jim과 그의 부인인 찬순이다. 내가 Jim과 찬순을 알게 된 것은 1974년 가을 미네소타 대학에 입학했을 때부터였다. Jim은 학기 도중 어느 날 나를 자기의 집에 데리고 갔다. 그때 Jim이 찬순을 소개해 알게 됐다. 이때부터 우리 부부와 Jim의 부부는 지금까지 아주 절친한 친구가 됐다.
Jim은 호주대사관에서 1970년 찬순을 만났고 제대 후 본국에 갔다. 다음 해인 1971년 한국에 다시 와 서울 YWCA에서 결혼을 했다. 결혼 후 이들은 Jim의 고향인 미니아폴리스에 정착했다. Jim은 나와 같이 미네소타 대학에서 학위를 끝낸 후 30년 가까이 대학 교수와 3M에서 임원(global manager)을 하다가 은퇴를 했다.
찬순이 2009년 미니아폴리스에서 30년간 교직생활에서 은퇴를 하면서 모국인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고 했을 때 Jim은 찬순이 1971년 자기를 따라 미국에 왔으니 지금은 자기가 찬순을 따라 한국에 기꺼이 가겠다고 했다. 찬순은 교직에서 은퇴한 후 2개월 만에 평택에 있는 오산미국고등학교의 한국어과 및 한국문화 선생으로 부임해 지금까지 평택에 살고 있다.  <다음 주에 계속>

◇ 필 자

이상철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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