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은 행복 다음으로 인류가 지켜야 할 덕목에 속한다. 미국이 세계 최대 강국이 된 것도 세계 모든 인종을 포용하는 친절 때문에 가능했다. 친절이란 결국 물건 비즈니스가 아니라 사람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다. 물건 비즈니스가 아니라 사람 비즈니스를 할 때 경제는 그만큼 글로벌하게 성장하고 번영한다.
아인슈타인이 나치 독일을 피해 미국에 이주하기 얼마 전(1931) 미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그는 미국인의 친절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미국인들의 친절과 미소는 미국의 가장 위대한 보화(one of the greatest assets of the American)를 상징한다. 미국인들은 아주 친절하고 자신감이 넘치고 낙관적이면서도 남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그는 그리고 자신이 묵고 있는 패서디나는 언제나 햇빛이 나고 공기도 신선하고 야자수 나무 정원으로 둘러 싸여 있고 친절한 사람들은 서로 미소를 지어 마치 지상 낙원과도 같다고 했다. 아인슈타인은 미국을 방문하는 동안 패서디나에 있는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의 교수회관에 머물렀다.
20세기 후반 일본 경제가 급성장을 해 미국의 경제를 위협할 때 미국 언론은 미국이 세계 경제 대국이 된 것은 국적과 인종을 불문하고 모든 인류를 포용하는 친절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일본이 미국 경제를 위협하는 것은 일본이 미국보다 더 친절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미국 경제의 계속적인 번영을 위해서는 미국은 오히려 일본으로부터 친절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어떤 나라가 일류이고 어떤 나라가 이류인가는 그 나라 경찰을 보면 알 수 있다. 엄정한 기강 속에서도 부드러움을 잃지 않는 경찰, 시민에게 불신을 주는 경찰이 아니라 신뢰를 주는 경찰, 시민에게 불편을 주는 경찰이 아니라 시민을 돕는 경찰, 시민에게 불친절한 경찰이 아니라 친절한 경찰, 이런 경찰이 있는 나라는 예외 없이 선진국에 속한다.
한 조사에 의하면 영국 경찰에 대한 시민의 신뢰도(70%)는 종교(37%)와 언론(18%)에 대한 시민의 신뢰도보다 훨씬 높다.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에는 68만 명의 경찰(2015)이 있는데 미국 시민의 52%가 경찰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한국 경찰의 신뢰도는 OECD 34개국 중 꼴찌서 2번째).
나는 미국서 7년간 유학생활을 하는 동안 여름방학을 이용해 몇몇 친구들과 드라이브를 하며 미니애폴리스에서 아이오와 주의 디모인 지역으로 여행을 한 적이 있다. 자정이 넘어 외딴 마을에 들어섰는데 마침 휘발유가 바닥이 나 주유소를 찾기 위해 우왕좌왕했다. 이를 수상이 여긴 경찰이 다가와 연유를 물었다. 휘발유가 떨어져 주유소를 찾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자정이 넘어 문을 닫은 근처 주요소 사무실 문을 자신의 열쇠로 열고 들어가 우리 자동차에 휘발유를 채워주고 우리가 낸 돈은 사무실의 작은 금고에 넣고 나오는 것을 보고 이것이 바로 경찰의 친절과 봉사라는 것을 실감했다.
나는 미국서 면허를 땄고 운전을 하는 동안 본의 아니게 교통신호 위반도 했고, 골목을 잘못 들어선 적도 있다. 그때마다 경찰은 딱지를 떼는 대신 다음부터 주의 하라는 말만 해 경찰의 친절에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서는 교통위반을 하면 무조건 딱지를 떼지만 미국서는 고의성(malice) 여부를 보기 때문에 특히 시내에서 경찰이 교통 위반 딱지를 떼는 일은 거의 없다. <다음 주에 계속>
◇ 필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