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행복과 친절에 대한 비교 연구<2>
[현대일보칼럼]행복과 친절에 대한 비교 연구<2>
  • 이상철
  • 승인 2016.11.0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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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인류가 추구하는 보편적인 이념으로 구체화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부터다. 미국의 건국이념과 성격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이 제퍼슨의 독립선언문(1776)이다.
이 독립선언문의 핵심적 내용은 이렇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나고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는 천부적인 권리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이 가운데는 생명, 자유 그리고 행복의 추구권(Life, Liberty & the Pursuit of Happiness)이 포함된다고 했다. 세계 모든 나라들 가운데 행복의 추구권을 건국이념으로 정한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
제퍼슨은 미국의 3대 대통령을 역임했다. 하지만 그의 비문(epitaph)에는 대통령을 역임했다는 문구는 없다. 그의 비문에는 제퍼슨은 미국 독립선언문의 창시자이며 버지니아 대학의 창설자라고만 적혀있다. 그만큼 제퍼슨의 독립선언문은 미국의 성격을 영원히 규정하는 유일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제퍼슨의 독립선언문은 모든 인류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제퍼슨은 18세기 최고의 인물(19세기 에디슨, 20세기 아인슈타인)로 인정을 받는다.
그러나 행복에 관한 연구가 본격화된 것은 1998년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심리학 교수이며 미국 심리학회 회장인 마르틴 셀리그먼이 미국 심리학회 총회에서 긍정심리학을 제창하면서부터였다. 그는 총회에서 과거 심리학이 정신병이나 우울증과 같은 부정적인 것만 가르치던 임상심리학(clinical psychology)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인간 최적의 기능이나(optimal human functioning) 행복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긍정심리학(positive psychology)으로 변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셀리그먼이 행복의 연구를 심리학적인 면에서 그리고 실증적인 면에서 과학적으로 접근했다면 셀리그먼 이전의 행복에 대한 연구는 그리스 시대부터 2천년 이상을 철학적인 면에서 다루었고 행복의 연구는 주로 덕(virtue)을 쌓은 것에 대한 기술적인 방법에 의존했다. 
셀리그먼은 과거의 심리학이 인생의 긍정적인 면을 너무 소홀이 했다고 하면서, 심리학에 관한 100개의 논문 가운데 부정적인 논문이 99개였다면  긍정적인  논문은 1개에 불과했다고 했다. 긍정심리학 이전 행복에 관한 연구는 전술한 임상심리학과 대중심리학(pop psychology)에 의존했다.
대중심리학에 의한 행복의 연구는 우리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있었다. 주된 내용은 행복을 위한 5가지 단계, 성공을 위한 3가지 비밀 그리고 완전한 사랑을 추구하기 위한 4가지 방법 등을 다루었다.
셀리그먼은 선언에 그치지 않고 긍정심리학을 본격적으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나는 지난 30년 이상이나 대학에서 각종 심리학을 가르쳤지만 지난 4년간 긍정심리학을 가르친 것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보람 있고 행복했다”고 했다.
그 이유는 긍정심리학은 다른 심리학 과목들과 달리 아주 의미 있고 인생을 변화시키기 까지 하는 실질세계(real world)의 과제를 다루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셀리그먼은 일부 정신질환이나 우울증에 국한됐던 과거의 심리학을 만인의 행복을 위한 긍정심리학으로 바꾼 위대한 심리학자로 평가 받는다.
벤사하는 2002년부터 하버드 대학에서 긍정심리학을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첫 해에는 8명이 등록을 했지만 2명이 중도 탈락했다. 하지만 2003년에는 이 수업이 공개되면서 380명이 수강을 했고 세 번째 해에는 855명이 수강을 해 하버드 역사상 가장 많은 학생이 등록을 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전까지 가장 많이 수강을 한 과목은 경제학 개론이었다. 
 <다음 주에 계속>

◇ 필 자

이상철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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