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한중관계 악화 누가 막나
[현대일보칼럼]한중관계 악화 누가 막나
  • 신경환
  • 승인 2016.08.11 16:44
  • icon 조회수 96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제관계는 당초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는 관계이다. 아무리 우호적인 관계에 있던 나라도 더 큰 이익 앞에서는 오로지 이익만을 추구한다.
만약 한 나라의 지도자가 국익을 놔두고 기존 우호관계만 고려해서 외교적 결정을 내린다면 자국의 이익을 저버리는 반역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결국 국제관계에서는 감상적인 관계는 전혀 발붙일 곳이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항상 우방과 적국으로 국가간 관계를 구분하고 싶어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국제관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은 국제사회를 우방과 적국으로 구분하면 각기 세력균형을 맞추어 놓았기 때문에 스스로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믿음으로 국익을 유지한 나라는 많지 않다.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외교적 강경대응은 한국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하지만 사실 한국에서 걱정한 것과 달리 중국의 대중적인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본래 중국인들은 정치문제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다. 사실 사회적으로 정치문제에 여론을 형성하는 경험 자체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일본과 댜위다오 영유권문제에는 민족적 감정을 폭발시키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의 사드 배치는 일반 중국인들에게는 생소한 개념이고 영토문제와 달리 중국인의 민족감정을 건드리는 문제도 아니다.
하지만 지금 중국의 여론은 갑자기 들끓고 있다. 중국인들의 감정을 건드린 것은 사드가 아니라 ‘11억 거지떼’라는 송영선 새누리당 전의원의 한마디 때문이다.
중국에서 빠르게 여론이 확산된 것은 분명 중국정부차원의 언론보도가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인들에게 11억 거지떼는 정치문제가 아니라 감정문제로 전달됐고 더 많은 중국인이 사드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곧 사드가 중국의 국익에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결국 송영선 전의원은 11억 거지떼라고 말하며 일부 한국인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줬을지는 몰라도 결과적으로 거지떼가 아니라 11억 적을 만들어왔다.
외교적인 문제는 몇몇 외교관이 종이 한 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금 연애를 하고 있거나 결혼을 한 사람이라면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한 제품에 익숙해지면 쉽게 브랜드를 바꿀 수 없는 치열한 시장경쟁상황에서 중국의 내수시장 진출에 큰 부담이 된 것이 사실이다.

 

 

◇ 필 자

 

신경환

신한대학교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