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사드 배치 이익은?
[현대일보칼럼] 사드 배치 이익은?
  • 신경환
  • 승인 2016.07.1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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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는 분명 방어시스템이다. 공격시스템이 아닌 이상 평화적인 시설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주변국의 반응은 결코 평화적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중국은 매우 강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규모 민중시위가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을 뿐 중국에서 일본과의 영토분쟁으로 촉발된 외교갈등에 비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항의를 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하기 위해 사드배치는 북한을 겨냥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전혀 납득하는 모습이 없다. 

사실 현대 과학의 가장 최신 기술이 가장 빠르게 적용되는 분야는 단연 군사분야이다. 현대 군사전략에서 공격은 이미 최고정점을 찍었다고 할 수 있다. 핵무기를 넘어서는 수소폭탄이 이미 개발되었고 현존하는 핵무기만 1만 개가 넘는다. 7개의 핵무기만 동시에 터져도 핵 겨울에 따른 인류문명 멸망이 예상된다고 하니 사실상 공격력은 더 이상 개발될 무기도 찾기 힘들 것이다.

결국 현대전의 양상은 공격능력의 향상보다는 적의 공격을 억제하는 것에 맞춰져 있다. 사드는 강력한 방어수단인 만큼 엄청난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한 역사학자는 냉전시기 세계가 3차대전에 가장 가깝게 갔던 순간을 미국이 저고도 순항미사일을 개발했을 때라고 분석하고 있다. 당시 미국이 개발한 저고도 순항미사일은 소련의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다. 이것은 만약 미국이 소련에 핵미사일을 쏘더라도 소련은 자신들의 핵미사일 기지가 파괴된 후에야 공격받은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소련은 미국에게 반격할 기회가 없어지는 것이다. 

핵시대에 핵억제력은 상대가 핵으로 공격할 경우 나도 핵으로 반격할 수 있다는 것을 상대에게 인식시켜 나를 핵으로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의 순항미사일이 개발된 후 소련의 지도자들은 외교무대에서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될 때면 미국이 이미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아닌가 의심했다고 한다. 자신들의 눈으로 확인할 수 없으니 심증만 가지고 미국이 소련을 공격할 것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힌 것이다. 소수의 최고 권력자들이 모든 권한을 독식하는 전체주의 소련에서 몇 사람의 잘못된 판단은 곧바로 세계대전으로 확대될 수 있었다.

중국은 국력이 빠르게 확장되어 이제 경제뿐만 아니라 지역적 패권영향력에도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남중국해에서 중국은 미국과 첨예한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은 한국의 사드배치로 인해 중국이 동아시아지역에서 미국에게 대응하는 군사전력이 상당부분 약화됐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우리는 중국이 단순히 경제보복을 할 것을 우려할 때가 아니다. 

만약 중국이 약화된 상대적 전력을 복구하기 위해 군사력을 확대한다면 한국은 가뜩이나 어려운 때에 해군력 및 공군력을 크게 증강시켜야만 서해와 남해의 국익을 보호할 수 있게 된다.

신경환

신한대학교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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