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중국과 동남아 분쟁
[현대일보칼럼] 중국과 동남아 분쟁
  • 신경환
  • 승인 2016.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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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한자문화권을 말할때 한국과 일본 그리고 베트남을 말한다. 하지만 정작 중국은 이제 전통적인 한자인 번자체를 쓰지 않는다.
한대중국어 체계를 백화문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구성하면서 간자체라고 하는 기존 한자의 간략한 형태의 새로운 한자체계를 만들었다.
일본은 여전히 간지라는 이름으로 한자가 자국언어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한자의 비중이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베트남에서는 현대 베트남어의 발음 속에서 간간히 한자의 흔적을 찾을뿐이다.
하나의 문화권을 형성한다는 것은 그문화의 효율성과 영향력을 나타낸다. 그러나 그문화를 공유하는 각각의 집단이 그문화를 공유하는 연대의식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오늘날 우리가 공식행사에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메지만 그렇다고 유럽과 연대의식을 가지고 서구문화를 공유하는 것은 아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문화적으로 비슷해 보이는 유럽 또한 평화로운 연대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주고 있다. 서구인들의 눈에 다 비슷해 보이는 동아시아 각국 또한 주변국과의 갈등은 날로 첨예하게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성장은 주변국에게는 적지않은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중국은 과거 수세기 동안 지역패권을 행사해 왔고 특히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이 패권을 가진 대부분의 시간을 고통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이미 남중국해 문제가 동아시아 정치외교의 최대 이슈로 부각되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현재 동아시아 문제는 주변국들만의 갈등이 아니라 기존 패귄국인 미국과 국제사회에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유럽 등 각기 다른 이익을 목표로하는 각기 다른 세력이 경합하고 있다.
매우 당연히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단순히 중국과 반중국 연합 세력간의 대결이 아니다. 베트남과 같이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과도 적대적이면서 다른 남중국해 연안국과도 사이가 좋지 않은 국가들이 중첩된 이익을 놓고 다투고 있다.
영토는 주권 이익의 신성불가침한 위치에 있다. 이해당사자들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고민할 것이다.
또한 패권을 위협받고 있는 미국은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활용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시각에서 동아시아는 서로 비슷해 보이는 하나의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연대하지만 동남아 국가들과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목표가 달성되면 곧바로 그 연대는 힘을 잃게 된다.
사실 이러한 힘의 물리학적인 근본이치는 동남아국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각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 연대를 이용할 수 있다고 믿을 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믿음이 동아시아의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하고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 필자

신 경 환

신한대학교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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