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중국의 집단지도체제 끝나나
[현대일보칼럼]중국의 집단지도체제 끝나나
  • 신경환
  • 승인 2016.06.2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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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지도부 출범 이후 중국에서 최고위급 인물들이 부패혐의로 몰락하는 뉴스를 꾸준히 들을 수 있다. 중국은 사회주의국가로서는 특이한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집단지도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런 구조에서 최고위급 지도자의 실각은 매우 드문 일로 봐야 할 것이다. 사실 사회주의국가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에도 권력을 분권화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헌법상 프롤레타리안 독재를 명문화하여 공산당에 의한 1당체제를 고수하는 사회주의국가에서 권력을 분산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실제로 과거 소련과 중국 등 사회주의국가의 최고 지도자는 임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죽을 때까지 권좌에 있는 종신직이었다. 

실제로 마오쩌둥과 스탈린 등 유명한 사회주의권 지도자들은 모두 죽는 순간까지 중국과 소련의 최고지도자였다. 중국에서 집단지도체제가 나타난 것은 예상하지 못한 정치적 변화에 따른 일종의 임시방편이었다. 

1989년 천안문사태가 발생하자 당시 최고지도자였던 덩샤오핑과 리펑 등 주요 지도자들은 2선으로 물러나야 했다. 하지만 당시 중국의 정치구조상 최고지도자가 생존해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생소한 경험이었다. 

덩샤오핑은 사실상 최고지도자로서의 권위와 역할이 유지되었다. 특히 개혁개방을 이끌어 온 덩샤오핑의 위치는 쉽게 대체될 수도 없었다. 결국 덩샤오핑은 장쩌민이라는 매우 낯선 신인을 전면에 내세우고 덩샤오핑 자신은 2선에서 중국을 이끌어 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하지만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 

당시 중국에서는 이러한 정권교체 방식은 처음이었고 불안정한 정권교체 형식이 얼마나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지 중국의 지도자들은 잘 알고 있었다. 과거 마오쩌둥은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지만 홍위병을 동원하여 당시 법률상 최고 지도자인 류샤오치를 손쉽게 밀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중국은 10년간 문화혁명이라는 사회적 혼란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다. 

덩샤오핑은 이러한 혼란이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자신이 2선으로 물러나면서 집단지도체제를 확립하였다. 최고 지도층 내에서 서로 견제하면서 어느 누구도 절대적인 권력을 가지지 못하게 하여 정치적 안정을 유지한다는 전략이었다. 

결국 집단지도체제의 핵심은 최고 권력자들 간의 세력균형이다. 하지만 일부 최고지도자들이 실각하여 감옥에 가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들까지 남김없이 처벌받는 모습은 중국의 최고지도층 내부의 세력균형이 깨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집단지도체제가 유지되지 않는다면 결국 최고지도자의 권력이 절대적인 의미를 가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경환

신한대학교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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