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꽃게는 중국으로 의원은 일본으로 해외여행 중
[현대일보칼럼]꽃게는 중국으로 의원은 일본으로 해외여행 중
  • 조희동
  • 승인 2016.06.02 00:00
  • icon 조회수 8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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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민들이 목매고 기다리는 꽃게철의 꽃게는 나타나지 않고 매년 이맘때가 되면 전염병처럼 번져오는 지방의회 의원의 외유성 해외 연수가 옹진군에도 어김없이 찾아와 주민들의 혈세로 치유해야 하는 안타까움이 섬사람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국민의 혈세를 허투로 쓴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군의원의 외유성 해외 연수는 매년 지속되었으며 단 한 번도 보류하거나 중단하지 않았다. 외유라는 비난에 조금이라도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면 연수 목적에 맞게 일정을 짜면 되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말로만 해외연수지, 유명 관광지 견학, 여행이다.

반면 자치단체장인 군수는 취임 10년이 지났지만 오로지 군민을 바라보고 군민의 눈높이에서 항상 군민들의 주위를 맴돌며 생활하는 현장 위주의 군수로 재임기간 외유는 2~3번 정도로 손꼽을 수 있으며 절대 몸에 맞지 않은 옷은 입지 않는 철두철미한 행정달인으로 의원들과는 비교되는 단체장이다.   

이처럼 지방의원들의 외유성 연수나 비교 시찰이 사회적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7년 공공기관의 감사들이 글로벌 세미나를 이유로 브라질 이과수폭포를 관광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아 왔을 때부터다. 그러자 정부와 공공기관은 외유성 출장과 연수를 줄이기 위해 조건을 까다롭게 하거나 예산을 줄여왔다. 하지만 지방의회 의원들은 이를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관행으로 계속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지방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를 모두 외유성으로만 바라보는 인식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작정하고 여행할 목적으로 하는 연수는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꼭 낭비적인 요인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 글로벌 시대에 국제교류를 강화하고, 선진사례 시찰을 통해 이를 의정 활동에 접목시켜 지역 발전에 보탬이 된다면 바람직한 해외연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에 있다. 해외연수가 외유성이 되지 않으려면 기획 단계부터 연수 목적이 명확한지, 정책발굴이나 제도 개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냉정하게 판단을 해야 한다. 그래야 책임감 있는 의정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것은 물론, 주민들의 따가운 눈총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옹진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의원 7명 전원이 지난5월 30일부터 6월2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일본 동경, 요코하마, 가마쿠라, 하꼬네, 등지로 해외 연수를 떠났다. 

목적은 수산관련분야, 또는 관광개발분야 시찰과 견학, 등 그럴 듯 했지만, 실상은 야마시타 공원, 쇼핑문화공간, 가마쿠라대불, 유람선 승선, 관음사, 해상공원 등 관광이 주를 이뤄 군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옹진군은 중국 어선들로 인한 조업손실이 2012년 45억에서 2014년 92억 4천만 원으로 늘어났으며 어구 피해 또한 6억에서 14억 1천 7백만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나는 등 이들로 인한 피해는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지역의 지도자라고 자처하는 군의회 의원은 중국의 수산관련 관청이나 어선관련 관청을 방문, 또는 교류하여 이를 해소시켜 보려는 노력이나 대비책은 단 한 번도 기획하지 않고 있다.

부득이 해외연수를 가야 한다면 남중국해의 인접 나라들을 방문하여 이들 나라의 어민들과 해양관련 경찰들이 중국 어선들에 대한 대처방법과 피해방지법 등을 견학, 시찰하여 주민들의 생존권을 지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민·관이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일본으로의 연수는 옹진 섬 지방에는 전혀 도움이 안된다. 일본의 항에 비하면 옹진군의 항은 포구에 불과하다. 더욱이 의원님들이 방문하는 일본의 요코하마항은 레저 및 위락시설을 겸비한 항으로 우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항이다. 때문에 이는 연수를 빙자한 외유성 관광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주민들은 꽃게철이 다 지나가도록 꽃게가 잡히지 않아 꿩 대신 닭이라고 새우 잡이에 실낱같은 희망으로 파도와 싸우며 뱃머리에서 목숨을 걸고 생명의 끈을 붙들고 있는 가운데  군의원이라는 의원님들은 해외로 외유를 나가 5성급, 4성급 호텔에서 숙식을 즐기며 한가롭게 유람선을 타고 스치는 바람결을 만끽하심이 마땅한지요?

매년 이처럼 많은 비용으로 의원연수를 다녀오고 선진의회를 견학한다며 해외에도 나갔다 오지만 크게 달라진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지금 현재의 의원들 대부분은 재선 또는 3선 의원으로 다음 지방선거에 또다시 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지난 의정활동 행적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져 유권자인 군민들에게 약속한 다짐과 약속들을 잘 지켜왔는지? 공익보다 사익이 우선된 적이 없는지를 한 번쯤 뒤돌아보고 지금부터라도 풀뿌리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 지방자치를 실천하는 의원으로 옹진군민을 위한 군의원이 되어주시길 기대해 본다.

조희동

<인천주재·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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