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일본 왜 갑자기 혐한시위 규제하겠다고 나서나
[현대일보칼럼]일본 왜 갑자기 혐한시위 규제하겠다고 나서나
  • 신경환
  • 승인 2016.05.26 00:00
  • icon 조회수 8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이 협한시위에 대한 법적 제제를 가하겠다고 하면서 또 한번 한일간 오래된 분쟁을 떠올리게 되었다. 

독도는 일반 일본사람들 중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을 정도로 일본에서는 관심 밖의 대상이었는데 일본의 극우단체들의 협한시위의 주요 주제로 부각되면서 이제는 일본사람들 모두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분쟁지역이다. 

사실 일본인들에게 한국보다는 중국이 실질적인 위협이자 두려움이다. 독도 보다는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댜위다오(센카쿠열도)가 일본인들의 주요 관심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본은 한국에 대해서도 한미일 공조 하에 중국에 대해서 견제해 주기를 바라고 있으나 한국은 여전히 중국에 대해서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해 오고 있다. 

사실 미국 또한 한국이 한미일 동맹이라는 확고한 체제 속에서 중국과 거리를 두도록 요구하고 있으나 한국은 여전히 한미일 삼각동맹을 원칙적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 

한국은 동아시아는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으로 두 개의 축이 존재한다는 현실적 상황에 대해 큰 거부감은 없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은 원칙적으로 한미일 삼각동맹이 최종적이고 적절한 동아시아 안보체계의 형태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삼각동맹을 이끌어 내기 위해 한국과 일본간 관계개선을 여러 차례 유도했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말았다.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섣불리 한일 군사정보협정을 체결하려 했다가 전국민적 반발이 거세게 일어나자 너무 놀란 나머지 갑자기 현직 대통령으로 처음으로 독도를 방문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물론 그 뒤로 한일관계는 급속히 냉각됐고 미국이 희망했던 삼각동맹 또한 물 건너간 것처럼 보여지고 있다. 

일본은 이미 한국과의 관계개선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한국에 대해 강경한 외교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한국의 반발이 일어날 수 있는 자위대 재무장과 군함도에 대한 유네스코 등재를 거침없이 추진했다. 하지만 오바마 미국대통령의 히로시마방문을 앞두고 일본은 다시 한국에 대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일본이 갑자기 일본내 혐한시위에 대해 법적인 제제를 가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사실상 한국보다는 미국과의 관계를 고민한 결과이다. 일본은 미국에게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신경환

신한대학교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