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황금박씨는 철새 제비가 물고 온다
[현대일보칼럼]황금박씨는 철새 제비가 물고 온다
  • 조희동
  • 승인 2016.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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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공직사회를 철 밥통이라고 한다. 영원히 먹을 수 있는 밥 그릇, 절대로 깨지지 않으며 없어지지 않는 밥통이란 뜻이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이제는 공무원도 개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자치제도가 실시되면서 집권자와 인사권자는 왔다 가지만 공무원은 정년까지 살아남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굵고 짧게 가기 보다는 가늘고 길게 가는 게 그들만의 안전 수칙이다. 그러다 보니 상명하복, 복지부동, 보신주의 등이 만연하게 된다. 그래서 철 밥통이란 말이 나왔다. 철 밥통을 흔들면 요란한 소리가 난다. 속이 비어 있기 때문이다.
민선6기 제2대군수인 인천 옹진군 조윤길 군수는 마지막 임기의 반환점을 돌면서 부하직원들에게 영혼이 있는 공무원이 되어주길 원하고 있다. 새로운 옹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지금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그래서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창조력이 있는 사람, 영혼이 있는 공무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철 밥통에 영혼을 집어넣자는 것이다. 영혼이 있는 공무원은 추상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조군수는 명쾌하게 정의하고 있다. 영혼이 있는 공무원은 군민을 위해 밤잠을 설치며 일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공직자로서의 100% 사명감을 들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보람과 성과를 나타내고 성취감을 바탕으로 하는 창의적인 공무원, 일을 열심히 하는 공무원들이 정말 존경받고 우대받는 공직사회로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옹진군의 2실, 1소, 9과, 1단, 7개면에 근무하는 공무원의 현실은 그야말로 영혼 없는 철 밥통으로 상명하복식의 복지부동이다. 군수의 움직임에 따라 바람처럼 왔다가 가는 계절풍이다.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기도 한다. 산전수전 다 겪은 공무원의 선배인 군수에게 우물 안 개구리처럼 옹진에서 태어나 옹진군에서만 자리를 지켜온 후배 공무원들이라 텃새가 된 옹진갈매기가 어찌 봉황의 뜻을 헤아릴 수가 있겠습니까? 그렇다 하더라도 옹진 앞바다에서만 날지 말고 더 넓은 바다로 나아가 주민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에 만족하는 텃새가 되지는 않아야 되지 않을까?
이렇게 되기까지에는 군수인 자치단체장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 옹진갈매기는 아무리 높이 날아도 황금박씨를 가져올 수가 없으며 찾을 수도 없는 것이다. 때문에 박씨를 얻으려면 강남을 오가는 제비가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 제비가 찾아와 집을 지을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이 주어져야 한다. 하지만 옹진군은 이 제비가 날아와 앉을 수 있는 전깃줄을 모두 잘라버리고 그 자리에 텃새인 갈매기만 자리 잡고 있어 황금박씨를 물고 올 강남제비를 찾아볼 수가 없기 때문에 경쟁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텃새의 보금자리로 전략했기 때문이다.
중앙정부가 나서고 광역자치단체가 협력하는 경제 살리기의 일환으로 내수 진작을 위해 징검다리 휴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여 황금연휴를 만들어 많은 국민들이 국내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가운데 천혜의 관광자원과 함께 청정해역을 자랑하는 옹진군의 관광문화과에서 내놓은 내수 진작을 위한 종합대책이란 것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수도권의 수준 높은 관광객들을 옹진군의 공공체육시설 무료 개방으로 유치하겠다는 발상이 너무나도 훌륭하고 위대한 발상이라고 하기는 너무나 초라하다. 좀 색다른 옹진군만의 특화사업으로 섬만이 가질 수 있는 특성을 개발하고, 섬만이 할 수 있는 각종 행사를 기획하고 발굴하여 옹진문화를 창조하는 옹진문화관광과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등 모든 자치단체에서는 때를 맞추어 각종축제를 개최하는가 하면 관광객모시기에 혈안인데 25개의 유인도와 75개의 무인도로 구성된 인천 앞바다 100개의 섬 옹진군은 수도권의 관광명소, 수도권의 한려수도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천혜의 관광자원을 사장시키고 있는 문화홍보 정책에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최근들어 북한의 각종 도발이 계속되고 있는 이시기에 연평도의 연평포격사건 당시 현장과 잔해물 등을 보전하고 있는 안보교육관광지를 활용한 안보의식함양으로 청소년들의 안보 체험장,  천혜의 자연환경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섬 나들이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옹진을 찾을 수 있는 또 다른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다.
철 밥통을 지키는 로봇이 되지 말고 군수가 바라고 군민이 바라는 영혼이 있는 공무원이 되자는 것이다.
최근 창조경제정신으로 규제개혁이 화두다. 규제는 법률상 확정되어 정해져 있는 것이지만 그래도 창조정신으로 탄력적 적용을 하면 어긋나지 않고 합법적으로 얼마든지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다. 봉황의 뜻보다는 갈매기의 지혜로 철 밥통에서 탈피하면 영혼이 살아 있는 공무원이 될 수 있다.
‘영혼이 있는 공무원’은 생각의 차이다.‘영혼이 있는 공무원’은 공직사회의 변화를 말한다. 이는 조윤길 군수의 마지막 남은 임기 2년 동안 추구할 실천적 목표이자 바램으로 업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조희동

 

<인천주재·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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