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2016년 총선 여론조사의 궁금증
[현대일보칼럼]2016년 총선 여론조사의 궁금증
  • 신경환
  • 승인 2016.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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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016년 총선의 성적표가 나왔다. 일부 예상된 부분도 있지만 여당의 참패로 결론이 나왔다. 

사실 장기집권 하는 정당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곳은 지구상에서 북한밖에 없을 것이다. 즉, 특정 정당이 장기집권하는 것은 실증을 잘 내는 유권자들에게 너무 지겨운 것이다. 또한 결국 권력은 오래 될수록 부패할 수 밖에 없다는 진리를 바꾸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흥미롭게도 총선 이전 여러 여론조사기관에서는 여당의 과반은 물론 개헌이 가능한 2/3까지 새누리당이 의회를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실제로 나온 결과와는 너무나도 동 떨어져 있어 모두를 의아하게 하고 있다. 특히 통계자료를 기준으로 분석을 해야 하는 학자들로서는 터무니 없이 차이가 나는 여론조사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이러한 과거 한명숙과 오세훈의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사전 여론조사에서는 오세훈 후보가 한명숙 후보를 거의 두배 정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선거 결과를 확인해 보니 아슬아슬한 표 차이로 오세훈 후보가 당선된 것이다. 

이러한 여론조사와 선거결과의 확연한 차이의 원인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지만 가장 우려되는 원인은 사회적 공포감이 퍼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다. 즉, 어느 정도 신분이 노출되는 여론조사 과정에서는 자신에게 불이익이 있을 것을 우려하여 여당을 지지한다고 답을 해 놓고는 비밀이 보장되는 투표장에 가서는 야당을 찍은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도 불과 30년 전에는 길거리에서 주위 사람들을 의식하며 대통령과 여당을 함부로 비판하지도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새 우리는 이런 이야기는 먼 옛날 이야기로 잊고 살아왔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공개적으로 표출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다. 민주주의는 근본적으로 비효율적인 제도이다. 만약 정치적 효율성을 따진다면 우리는 국회 대신 컴퓨터 프로그램인 ‘알파고’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민주주의 체제를 고수하는 것은 다소 합의에 어려움이 있고 때로는 잘못된 결정에 도달하기도 하지만 다수의 선택에 타당성을 부여함으로서 절차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민주주의에서는 모든 유권자가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한다. 따라서 이러한 유권자에게 가감 없는 그대로의 자료가 제공되어 다수가 선호하는 결정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결단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유권자에게 왜곡된 자료가 제공된다면 이는 민주주의 체제 전반에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총선과 같이 여론조사와 선거결과가 반대로 나타나는 현상은 하루빨리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신경환

<국제관계학박사, 신한대 글로벌통상경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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