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미국의 중동전략 변화하나
[현대일보칼럼]미국의 중동전략 변화하나
  • 신경환
  • 승인 2016.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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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핵협상이 타결되면서 중동에 새로운 상황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사실 중동은 2차 대전 이후 미국의 패권영향력이 직접적으로 작동되고 있는 곳이다. 

중동은 석유가 나오기 전까지 주로 유목생활을 하며 중계무역을 하는 부족단위의 국가로 구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유럽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쉽게 채굴할 수 있는 원유가 발견되면서 평화롭던 중동의 상황이 급변하였다. 사실상 1·2차 세계대전은 석유에 대한 불공정한 분배가 촉발한 전쟁이었다. 

유럽을 대신하여 중동을 장악한 미국은 이러한 과거를 거울삼아 중동에 대한 강력한 통제와 함께 석유의 공정한 분배에 대한 원칙을 세웠다. 냉전시기 미국은 자유진영에 속한 국가들이 원활하게 중동의 원유를 공급받을 수 있게 하였고 원유의 가격이 낮은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패권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 

2차 대전 이후 유럽의 경제를 복구하기 위한 마셜플랜을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저렴한 원유 공급은 필수적이었다. 더욱이 서유럽의 공산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합리적인 원유공급은 절대적인 미국의 전략목표가 되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원유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산유국들의 희생이 필요했다. 미국은 중동지역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친미정권을 수립하고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중동을 관리하는 전략을 활용했다. 이러한 전략은 한동안 유용하게 활용되었다. 특히 이란이 호메이니의 사회주의혁명을 통해 반미적인 국가로 변화하자 미국은 중동에서 이란을 고립시키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전략을 펼쳤다. 중동의 다른 왕정국가들은 미국이 싫지만 자신들의 왕정이 위협받는 것은 더 싫었기 때문에 미국에 협력을 구할 수 밖에 없었다.

미국은 중동의 왕정국가들의 젊은 왕자들에게 미국에 유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는데 미래의 지도자들을 보다 더 친미적인 인물들로 성장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미국의 이러한 계획은 차질이 생기게 되었다. 미국에 유학한 젊은 아라비아의 왕자들은 미국 헐리우드 문화와 팝뮤직에 열광하는 여느 미국 젊은이들과 같아졌지만 그와 함께 자유와 인권 그리고 주권에 대한 절대적 가치도 미국에서 함께 배운 것이다. 이들 젊은 엘리트들이 중동으로 돌아와서는 친미적인 정치를 하는 대신 미국에게 중동이 당연히 가져야 할 주권과 석유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호랑이 새끼를 키운 꼴이 되어 버렸다. 

미국이 이란과 핵협상 합의를 한 것은 기존 사우디아라비아가 더 이상 미국의 통제를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는 것도 중요한 배경이 되고 있다. 그 동안 고립되어 있던 이란을 다시 중동사회로 편입시켜 사우디아라비아를 견제하려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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