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한중연합 항일운동 기억해야
[현대일보칼럼] 한중연합 항일운동 기억해야
  • 신경환
  • 승인 2016.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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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일 만세운동은 우리 민족의 자존심과 합방 후 항일운동이라는 근대사의 중요한 성격을 나타내는 중요한 사건이다. 또한 일부 엘리트계층의 정치운동이 아닌 일반대중이 중심이 되어 독립의지를 나타내고 우리 민족의 자주성을 강조한 운동으로 다른 나라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독립운동이다.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 한국의 3.1운동은 이후 중국의 5.4운동을 있게 한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다.
3.1운동에서 나타난 대중다수의 참여를 확인한 중국의 지식인들은 중국에서도 계몽운동을 시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한국의 3.1운동과 중국의 5.4운동 모두 당시의 역사적 흐름을 바꿀 수는 없었지만 분명한 민족의식을 확립하고 반제국주의 노선을 기반으로 한 항일운동의 명확한 명분을 세울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해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한 지식인들의 해외독립운동이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중국에서는 한중연합 항일전선에 대한 인식이 확립되어 있다.
한국은 독립 이후 남북이 이념적 갈등을 겪으며 분단되면서 중국 내 항일운동이 상당부분 왜곡되고 축소된 경향이 있다.
우선 한국에서는 항일전쟁 당시 조선의용군으로 중국 팔로군에 소속되어 무장독립운동을 전개한 사실에 대해 한국에서는 역사적 평가를 많이 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에서도 김일성의 주요 항일운동 근거지였던 중국의 동북지역을 중심으로 한 무장항일운동을 강조하고 있고 한국에서는 공산주의계열 항일운동을 역사서술에서 배제하였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일반 대중에 알려진 사실이 많지 않다.
중국에서 조선의용군으로 편성된 독립운동가들의 무장독립운동이 한국의 광복에 미친 영향이 얼마인지를 수치로 평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들이 중국 내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올린 전과는 이후 적지 않은 정치적 역할을 하게 된다.
조선의용군으로 있던 독립운동가들 중에는 귀국하지 않고 중국의 인민해방군 내에 남아 장성으로 진급하여 고위직으로 진출한 인물도 여럿 있다. 이들은 중국 내 조선족의 정치적 입지를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현재도 중국의 원로 정치인들 중에는 젊은 시절 조선의용군과 연합전선을 펼치며 일본군과 싸웠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정서는 북한과 중국의 외교관계에서 알게 모르게 중요한 자본으로 작용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한반도의 남북관계는 더 이상 이념대립이라고 할 수 없다. 북한은 이념적으로도 더 이상 사회주의국가가 아닌 전제주의국가라고 봐야 한다. 또한 현재의 북중관계를 보면 일본군을 상대로 연합전선을 펼치던 동맹의식도 찾아 볼 수 없다.
만약 한국이 외교적 센스를 발휘한다면 우리 독립운동가들이 중국 내에서 중국과 함께 항일운동을 펼쳤던 역사적 사실을 적극 활용하여 우리의 외교자산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신 경 환

국제관계학박사, 신한대 글로벌통상경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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