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최후의 카드로 중국 움직이나
[현대일보칼럼]최후의 카드로 중국 움직이나
  • 신경환
  • 승인 2016.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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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례행사처럼 여겨지던 북한의 도발이 이번에는 심상치가 않다.
사실 과거에 주기적으로 반복된 북한의 도발은 이제 사람들의 관심에서까지 멀어져 가고 있다. 심지어 지난번 3차 핵실험 직후에 한국 증시는 오히려 상승하며 북한 리스크의 영향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고 이번 4차 핵실험 때는 일부 방송에서 정규오락방송을 먼저 내 보내며 긴급으로 다루지도 않았다.
한국정부와 미국정부의 강력한 비난성명이 이어졌지만 결국 바뀔 것이 있겠나 하고 단념하고 있던 차에 북한이 미사일 시험까지 단행한 것이다.
사실 북한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라는 단어가 가장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한국정부는 또 한번 강력한 대응을 천명했고 상대적으로 예상 밖의 조치를 취한 것이 바로 개성공단 폐쇄이다.
개성공단 폐쇄는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현 정부는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국민적인 기대뿐만 아니라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그나마 한국에 부가가치를 창출해 주던 알짜산업이라는 점에서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도 쉽게 건들기 어려웠다. 또한 몇 번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돈 되는 곳’이라는 인식이 기업인들 사이에서 퍼지면서 위험을 무릅쓰고 하나 둘 개성공단으로 진출한 기업이 어느새 123개가 되었다.
현 정부에서도 지적 하였듯이 개성공단 폐쇄는 한국으로서도 큰 손실을 감수한 것이 사실이다. 내부적으로 일고 있는 반발에 대해 정부는 재빨리 피해기업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국제적인 대북제제 공조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이며,  소극적인 중국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직접적으로 강조했다.
한국의 사드배치에 대해서도 중국에게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밝히고 있다.
이렇게 보면 중국의 대북제제 동조를 이끌어 내는 것이 이 모든 조치의 목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외교적으로 보면 이러한 한국정부의 조치는 매우 위험한 도박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먼저 ‘나도 고통을 받을 테니 너도 고통을 받으라’는 식의 외교는 상대가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도발적으로 보여질 수 있다.
중국은 현재 북한과 매우 수지맞는 장사를 하고 있다. 북한이 고립되면서 오히려 중국은 북한의 광물자원을 말 그대로 헐값에 독점하고 있고 북한의 항구와 철도를 마음대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동북지역의 경제활성화를 위해 대외무역항이 절실한 시점에 북한의 나진항을 유리한 조건으로 장기임대 하는데 성공 하였다.
외교는 서로 주고 받는 것이다.  중국이 경제적 이익은 물론이고 장기적인 국가의 지역발전을 포기하면서까지 대북제제에 동조하려면 한국이 그에 상응하는 이익을 중국에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중국으로서는 북한의 핵개발이 핵확산에 따른 대만의 핵무장 가능성 외에는 중국에게 피해가 없다.
대만은 미국에게 안보를 의지하는 상황인 만큼 핵개발 가능성이 없다고 보면 결국 중국은 북한을 제제해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은 딱히 없다.

◇ 필자

신 경 환

국제관계학박사, 신한대 글로벌통상경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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