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책과 행복 <4>
[현대일보칼럼] 책과 행복 <4>
  • 이상철
  • 승인 2015.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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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책과 행복 
행복은 외적 상황이 아니라 자신이 처한 상황을 내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이고 반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강원도 산골 오두막에서 17년 넘게 혼자 산 법정스님은 스스로 행복을 찾을 것을 권했다.
마음의 벗이 될 수 있는 몇 권의 책, 출출하거나 무료할 때 마실 수 있는 차, 삶에 탄력을 주는 음악 그리고 내 일손을 기다리는 채소밭이 이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강과 산에는 주인이 따로 없고 보고 느끼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이 주인이며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무소유에 대해 마음이 충만하면 행복하고 물건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하며 소유물은 오히려 우리를 소유해 버린다고 했다. 배우인 김혜자도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책과 커피 그리고 음악이라고 했다.
책이 이같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책은 현재도 우리에게 이익과 보람된 삶을 살게 하고 미래에도 이익과 보람된 삶을 살게 해 주기 때문이다. 책이 우리의 삶을 보람되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좋은 책은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 좋은 책은 좋은 아이디어를 창조케 한다. 책은 사람이 생각하는 방법을 변화시킬 수 있다. 책을 통해 우리는 아주 저렴하고 가장 보람된 여행을 할 수 있다. 책을 통해 우리는 과거로 여행을 할 수 있다.
오래된 책이라도 처음 읽는 사람에게는 항시 새롭고 생동감과 신선함을 준다. 좋은 책은 책을 읽는 사람을 보다 스마트하게 만든다. 좋은 책은 창조적인 경험을 가능케 한다.
좋은 책은 위대한 친구와 같다. 좋은 책을 읽은 것은 아주 가까운 친구와 시간을 보내는 것과 같다. 좋은 책은 스승과도 같다. 빌게이츠 부친이 쓴 자서전은 좋은 스승으로 손색이 없다.
이 책에서 게이츠 부친은 자녀를 절대 비하하지 말고, 자녀의 가장 열성적인 팬이 되고, 자녀와 대화를 하고 질문을 격려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런 책은 스승은 멀리 있어도 10번이고 100번이고 두고두고 읽을 수 있다. 
그러면 좋은 책이란 과연 어떤 책을 말하는 가? 좋은 책이란 계층이나 연령대를 불문하고 누구나 한번 앉아서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읽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하는 매력적인 책이다.
예를 들어 조엘 오스틴은 2004년 “당신의 최상의 삶은 바로 지금”이란 책을 발간했는데 이 책은 순식간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다. 영어로 쓰여 진 이 책은 영어와 스페인어로 동시에 출간됐고 불어, 독어 러시아어, 스와힐리 어, 포르투갈 어 등 40개 이상의 언어로 출간되어 전 세계적으로 사백만 권 이상이 팔렸다.
한국에서도 “긍정의 힘”이란 제호로 번역되어 많은 인기를 끌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조앤 롤링이 쓴 해리 포터 시리즈로 전 세계적으로 4억5천만권이 팔렸고 인지세만도 10억 달러를 넘었다. 카터는 미국의 대통령 가운데 가장 많은 책을 썼다.
은퇴 후 20권 이상의 책을 썼는데 거의가 베스트셀러가 되어 수입의 대부분을 인지세에 의존한다고 했다.
100권 이상의 베스트셀러를 썼다는 일본의 소설가인 아시다 지로는 좋은 책을 쓰려면 아름답게 써야 하고, 쉽게 써야 하고, 재미있게 써야 한다고 했다. 다니엘 디포가 쓴 로빈손 크루소도 좋은 책에 속한다. 이 책은 크루소가 1659년 9월 30일 런던을 떠나 브라질로 항해 도중 조난을 당해 무인도에서 28년간 생활을 한 것을 일기 형식으로 썼다.
디포는 59세에 이 책에 관한 원고를 쓰기 시작 했는데 이 원고는 일간지인 런던포스트에 1년간 연재(1718-1719) 된 후 책으로 출간됐다. 디포의 로빈손 크루소는 일간지에 실린 세계최초의 연재소설로 잘 알려져 있다.
한 권의 책은 사람의 일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미국의 시인이며 수필가이고 철학자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는 평생 무소유의 삶을 실천한 것으로 유명하다. 소로는 매사추세츠의 시골마을 콩코드에서 출생했다.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소로는 고향에서 교사생활을 했다. 소로는 자신만의 수업방식으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학생들은 자연 속에서 새와 꽃과 벌레들을 직접보고 만지며 공부케 했다. 소로의 이런 교육은 당시는 파격적이었다. 이는 후에 생태학습이란 교육방법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후 소로는 콩코드 마을에 있는 윌든이라는 호숫가에 자신이 살수 있을만한 오두막을 직접 짓고 2년2개월간 살았다. 숲과 동물을 벗 삼아 지내며 글을 썼다. 소로는 부자가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아무것도 원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오두막을 떠나 마을로 나온 후 소로는 전쟁을 벌이고 노예제도를 유지하는 그릇된 정부에 저항을 하기도 했다. 소로는 이런 자신의 생각을 담아 “시민불복종”이라는 책을 냈다.
이 책은 시민이 옳지 않은 국가의 정책을 거부할 수 있으며 국가는 시민 개개인의 자유를 침범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책은 마하트마 간디, 마틴 루터 킹, 톨스토이 등 많은 사상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유명하다.
법정스님도 소로의 영향을 받아 평생 무소유의 삶을 산 것으로 유명하다. 법정스님은 생전에 소로가 살던 윌든 호숫가의 오두막집을 3번이나 찾았는데 갈 때 마다 새롭게 감동스럽게 느껴진다고 했다.
한 해에 60만 명 이상의 정신적인 순례자들이 세계 각처에서 이 윌든을 찾는 것을 보아도 소로가 남긴 사상의 넓이와 깊이를 짐작할 수 있을 것 이라고 했다.

 

◇ 필자

 

이상철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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