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새로운 중국의 시대에 시진핑의 과제
[현대일보칼럼] 새로운 중국의 시대에 시진핑의 과제
  • 신경환
  • 승인 2015.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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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전기념행사 참석을 계기로 한국과 중국은 새로운 동북아시대에 발 맞추어 나아가는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 주었다. 

이러한 모습은 국제사회에서 때로는 부럽게 때로는 우려스럽게 보여지고 있다. 하지만 정치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고 현재 한국과 중국을 이끌고 있는 두 지도자에 주목하게 된다.

우리에게 박근혜 대통령은 그의 아버지 박정희부터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러고 보면 시진핑 또한 시중쉰이라는 중국의 1세대 지도층의 아들이다. 

박정희가 한국의 새로운 산업시대를 열었다면 시진핑의 아버지 시중쉰 또한 중국을 새로운 시대로 이끌었던 인물 중 하나이다.

현재 중국은 제3의 길로 일컬어지는 사회주의 계획경제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중간형태라고 할 수 있는 발전국가형태의 경제를 성공적으로 운영해 오고 있다. 중국은 현재의 안정적인 발전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책목표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도’에 의한 통치에서 ‘제도’에 의한 통치로의 전환이 필요하였다. 1997년 제15차 당 대회에서 의법치국(依法治國)의 방침이 확정되었고 2002년 제 16차 당 대회에서 의법집권 방침과 공산당 집권능력 강화가 결정되어 의법치국이 곧 안정적인 공산당의 통치를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시진핑은 자신의 아버지가 만들어 놓은 사회주의 체제를 다시 한번 변혁시켜야 하는 위치에 있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주로 공대출신이라는 전통은 칭화(淸華)대학 화학공학을 전공한 시진핑에게도 적용 되었다. 

하지만 시진핑은 ‘중국 농촌의 시장화 연구’라는 논문으로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여 보다 인문학적인 배경을 쌓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논문이 쓰여진 시기가 시진핑이 푸젠(福建)성 성장으로 있던 2002년 이라는 점에서 중국 통치방식에서 제도적 기틀 강화는 오랜 기간 준비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새로운 지도부는 법제도 확립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부패 개혁을 주요한 정책과제로 인식하고 있는 중국의 지도부는 제도확립과 엄준한 적용을 통해 공무원의 기율을 단속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정책이 있으면 아래서는 대책이 있다.(上有政策下有?策)’는 인위적인 행정을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진핑 집권 이후 주로 공무원들이 대거 청산대상이 되고 있는 것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외부 언론에서는 집단지도체제에 있는 중국의 지도부가 대거 법률관련 회의에 참여하는 것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관영언론의 보도 또한 집중되고 있다. 

이는 중앙정부의 정책방향을 홍보하는 역할과 함께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는 현 지도부의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각인시키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결국 개혁개방을 이끌었던 덩샤오핑 이후 중국은 또 한번 커다란 변화의 물결에 휩쓸려 있다. 시진핑이 그의 아버지를 이어 중국을 새로운 시대로 이끈 지도자로 기억되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몇 년이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 

이는 현재 한국의 박근혜대통령에게도 똑 같은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아버지 박정희의 발전방식이었던 정부의 적자재정과 대기업 중심의 발전방식은 21세기 글로벌 경제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박근혜대통령이 아버지 박정희를 이어 한국을 새로운 시대로 이끌기 위해서는 박정희가 만든 제도를 스스로 허물어가며 한국을 개혁해 나가야 할 것이다.

◇ 필자

신경환

국제관계학박사, 신한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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