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 변화
[현대일보칼럼]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 변화
  • 신경환
  • 승인 2015.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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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평등하게 해석하고 있지만 사실상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의 핵심은 미일동맹이다. 이는 2차 대전 이후 미국의 태평양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확정되었고 이를 변화시킬 별다른 이유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일본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대만이 필요하다는 것은 매우 명확했다. 특히 한국은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대륙과 연결된 발판이 되고 있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굳건히 하고 미국은 2차 대전 이후 일본의 전후 재건과 한국의 경제발전을 지원하여 성공적으로 사회주의의 확산을 차단했으며 친미적인 정부를 각각 확립시켰다.
여기까지 보면 미국의 동아시아전략은 매우 성공적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처음 이러한 동아시아 정책의 기틀을 잡을 당시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들에 직면해 있다. 먼저 한국과 일본간의 심각한 앙금이 풀리지 않고 있다.
미국은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지배를 받던 속국상태에 있다가 일본이 부상하면서 중국에게서 한국을 빼앗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따라서 정부를 운영해 본 경험이 없는 한국이 바로 독립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신탁통치를 주장한 것이다.
실제 미국은 처음 한국의 신탁통치 기간을 적어도 20년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해진다. 이는 필리핀이 41년간 미국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한국은 필리핀 보다는 높은 문명이 있으므로 절반 정도면 현대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산술적인 계산에 의거한 것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의 생각과 달리 전통적으로 독립국가체제를 유지해 왔고 실제 한국민이 역사적으로 자국 정부를 잃은 것은 일제식민지배가 유일했다. 그에 따른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원한은 미국의 상상 이상이었다.
결국 한국과 일본이 동맹을 맺어 삼각동맹을 이끌어 내고 그 중심은 미일동맹체제로 운영한다는 미국의 당초 계획은 실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이명박 정부 때도 군사정보협정이라는 명분으로 한일군사동맹을 시도했지만 강력한 여론의 반발만을 확인했다.
현재 급 부상하고 있는 중국은 미국이 동아시아 전략을 수립할 당시에는 크게 고려되지 않았던 부분이다. 당시에는 소련의 확산을 차단하는 것에 목표가 있었고 이러한 목표에 맞춰 장기적인 계획이 수립되었다.
중국은 소련과 달리 한국과 역사적인 유대가 깊고 한국이 과거 소련에 대해 가졌던 적개심과 달리 현재 한국에서 중국은 최대의 무역 상대국이 될 만큼 긴밀하게 발전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2차 대전 직후 구상했던 동아시아 전략을 일부 수정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기약 없는 한미일 삼각동맹에 매달리기 보다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찾으려는 것이다.
특히 2008년 이후 미국의 재정상황이 악화되면서 미국은 일본의 재무장을 묵인을 넘어 독려하고 있다.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이 새롭게 구축되고 있는 만큼 동아시아 정세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필자

 

신경환

국제관계학박사, 신한대 글로벌통상경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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