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사드, 가입해야 하나
[현대일보칼럼] 사드, 가입해야 하나
  • 신경환
  • 승인 2015.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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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초부터 미국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제로 알려진 ‘사드(THAAD)’에 한국이 가입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미 주한미군이 한국 내에 사드를 배치할 부지를 물색했다는 사실을 언론에 흘리기까지 했다. 우회적으로 한국정부를 압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국으로서는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기 힘든 상황이다. 사실상 한국의 방위에 실질적 효용이 없는 사드를 미국의 안보를 위해 한국에 허용하는 것은 국내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더욱이 중국이 직접적으로 한국의 사드 참여를 반대하면서 한국이 외교적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 되었다.
국제외교무대에서 특정 사안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대 혹은 찬성의견을 상대국에 피력하는 것은 이례적인 것에 속한다. 그만큼 미국과 중국은 사드에 대해 비중이 높은 국익이 걸린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사드는 실제 안보적인 이익을 넘어서 동아시아 정세에서 힘의 추 역할을 할 수 있는 한국의 입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외교적 압박이 높을 수 밖에 없다.
한국으로서는 소위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 될 것이다. 한미동맹을 통해 안보체계를 갖춘 한국으로서는 미국과의 우호적 관계가 중요하지만 경제적으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사실상 중국은 이러한 한국의 입장을 충분히 파악하고 그에 따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중국은 차관보급에 속하는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를 직접 한국으로 파견하여 직접적으로 한국이 중국의 입장을 고려하여 사드에 대해 판단해 줄 것을 요구했다.
흥미로운 점은 거기에 더해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한국이 가입해 줄 것을 요구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은행과 IMF와 별개로 중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국제금융주체를 구성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세계무역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이 주도한다는 것은 경제적인 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으로서는 매력적인 제안이지만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사실 중국이 사드에 대한 우려와 함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을 요구한 것은 한국에게 외교적 해답을 제시한 것과 같다. 즉, 미국이 요구하는 사드에도 가입하지 말고 그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이 요구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도 가입을 거부하라는 것이다.
사드가입을 거부하면서 미국에게는 대신 중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도 가입하지 않았다는 명분을 내세우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실상 중국은 한국이 취해야 할 외교적 입장과 방법까지 제시한 것이다. 공을 넘겨받은 한국의 대응을 주목해야 할 때이다.

◇ 필자

 

신경환

국제관계학박사, 신한대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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