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듣기와 행복 <5>
[현대일보칼럼] 듣기와 행복 <5>
  • 이상철
  • 승인 2015.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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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의 10계명에서 보는 것과 같이 듣기의 본질은 될 수 있는 한 말을 적게 하고 듣기를 보다 많이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하자면 입(mouth)보다 귀(ears)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화에서 듣기가 중요한 이유는 우리는 말하는 동안 아무것도 배울 수 없고 오로지 들을 때만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자신의 주장만 내 세우기를 좋아하고 남의 말을 주의 깊게 들으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대화 내용의 75%가 무시되거나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거나 쉽사리 잊혀 지곤 한다고 한다.
듣기는 개발될 수 있는 기술이다. 성공을 원하면 전문지식도 중요하지만 듣는 기술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남에게 충고(advice)를 할 때에도 말은 3분의 1만 하고 3분의 2는 들어야 효과가 있다고 한다.
현명한 사람이란 바로 남의 충고나 조언을 주의 깊게 듣는 사람을 말한다. 현명한 사람은 그리고 메시지보다 말하는 사람들의 감정(feelings)에 귀를 기울이고 여기에 초점을 맞추는 사람이다.
이와 관련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렇게 말했다. 성직자도 설교만 하지 말고(preach) 신도나 일반대중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꾸짖지만 말고(scold) 치유(heal)에 힘쓰라고 했다.
교회는 야전병원(field hospital)이며 성직자의 첫째 임무는 병들고 가난한 자를 돌보는 것이라고 했다.
역대교황 265명이 프란치스코라는 칭호를 쓰지 않았던 이유는 교황 자체가 막강하고 높은 자리가 되었는데 교황에게 빈자들의 성인인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1180-1226)는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    이다.
그가 교황이 된 후 프란치스코라는 칭호를 택한 이유는 가난과 청빈을 위해 헌신하는 성 프란치스코 정신이 부활해야 교회가 살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그는 세계의 부는 엄청나게 증가했지만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50%의 인구가 차지하는 부는 1%밖에 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중시하며 이들의 성자가 되어야 교회가 산다고 했다.
그러므로 자신이 보다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대화를 하고 싶다면 우선 내가 과연 진정으로 상대방의 말을 듣고 있는가 하는 것을 자신의 귀에 귀를 기울여(listen to myself)봐야 한다.
여기서 진정으로 듣는다고 하는 것은 상대방이 말을 하는 도중 끼어들지 않고 상대방이 말을 마칠 때 까지 기다리는가? 자신이 듣는 것보다 말을 더 많이 하는가?
머리만이 아니라 마음으로 듣는가? 내 입장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듣는가? 등을 말한다. 진정한 인간관계도 집중해서 들을 때 이루어진다.
특히 남녀가 대화를 나눌 때 남자는 마주 앉아서 마음을 집중해서 들어주고 동의해주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보통 남녀 간의 대화에서 여자가 원하는 것은 문제에 대한 해답이 아니라 이해하고
관심을 가져 주는 것이다. 여성은 남성과 달리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말로 풀기를 원한다. 여성이 남성에게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은 남성과 달리 해답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감을 얻고 더 가까워지기를 원하는데 있다.
남성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반면 여성은 문제에 대한 해답이 아니라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남성이 공감을 하게 되면 기분이 좋아진다.
여성이 남성보다 말하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여성은 하루에 3만 단어를 말하지만 남성은 거의 3분의 1 수준인  1만2천 단어 밖에 말하지 않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그러므로 남녀가 대화를 나눌 때 남성은 인내를 가지고 공감을 하면서 들을 때 여성은 행복해지고 서로의 관계가 좋아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성은 누군가 문제를 가지고 찾아오면 그 문제에 대한 답을 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여성이 원하는 것은 문제에 대한 답이 아니라 공감하면서 들어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남성이 여성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싶다면 여성의 말을 들어주고 또 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성이 말을 할 때 남성이 들어주기를 원하는 것은 남성은 시각적이고 여성은 청각적인 면이 강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 필자

 

이상철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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