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주는 것과 행복 <5>
[현대일보칼럼] 주는 것과 행복 <5>
  • 이상철
  • 승인 2014.10.27 00:00
  • icon 조회수 129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 누가 줄 수 있는가?
주는 것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줄 수 있다. 인간은 500가지 이상의 재능과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하니까 누구나 남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들이 있다. 돈이 없으면 시간을 줄 수도 있고, 웃음을 줄 수도 있고, 사랑을 줄 수도 있고, 관심을 줄 수도 있고, 충고를 줄 수도 있고 경청(listening)을 줄 수도 있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14층까지 있는데 나는 11층에 산다. 나는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를 먼저 하고 웃음을 준다. 어른, 아이, 남성, 여성을 가리지 않는다.
이렇게 하기를 9년 째 인데 이제는 우리 동 1-2호 라인 아파트에 사는 거의 모든 주민들과 길에서나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웃음으로 인사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농담도 하고 간단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나는 이를 통해 주는 것은 일 방향이 아니라 쌍 방향이며 주는 것이 있으면 받는 것도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 따라서 내가 누구와 친해지고 대화를 나누려면 내가 나 자신을 낮추어 먼저 인사를 하고 웃음을 주어야 한다. 
한번은 엘리베이터에서 평소 잘 아는 한 주민을 만났다. 그는 나를 보더니 “힘을 내세 요” 하고 충고를 해 주었다. 참으로 고맙게 느꼈다. 한편으론 미안하게 느꼈다. 늘 웃으며 농담 섞인 말을 해주던 내가 이날따라 나도 모르게 무표정하게 인사만 하고 지나친 것이 미안 했다.
테레사 수녀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녀는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여전히 살아있는 성인(living saint)으로 추앙을 받고 있고 기독교 지도자 가운데 교황 외에 어느 누구 보다 더 잘 알려진 인물이다.
교황도 그녀를 금세기 역사의 최고 인물로 평가했다. 왜 그랬을까? 그녀는 거리에서 죽어가고, 버림받고, 헐벗고, 질병에 시달리고 신음하는 가난한 자 중 가난한 자들(the poor of the poorest)을 위해 아가페저인 사랑과 봉사를 위해 온 몸을 바쳐 헌신했기 때문이다.
1997년 그녀가 타계할 무렵 그녀가 벌인 사랑과 봉사의 자선단체는 130개 국가에 걸쳐 600여개나 됐고 이곳에서 일하는 수녀가 4,500명, 일반 자원봉사자가 12,000명이나 됐다.
돈을 기부해 세계를 바꾸고 변화시킨 인물도 많다. 기부의 1세대 인물로는 노벨, 록펠러, 카네기 등이 있다. 이들 모두가 서구 산업사회가 꽃을 피우기 시작한 1830년대에 태어났다는 것은 우연 이 아니라 필연이다. 노벨은 1833년에 태어나 63세(1896)까지 살았고,  카네기는 1835년에 태어나 84세(1919)까지 살았고, 록펠러는 1839년에 태어나 98세(1937)까지 살았다.
스웨덴 출신의 노벨은 작고할 당시 9백만 달러의 돈을 사회에 기부했는데 이 돈으로 1901년부터 노벨상이 수여되고 있다. 이 상은 화학, 문학, 평화, 물리, 의학 등 5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기여한 사람들에게 매년 1백20만 달러의 상금과 함께 상장이 수여된다. 1969년부터는 노벨경제학상이 추가 됐다.
카네기는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나 13세 때인 1848년 가족을 따라 미국에 이주했다. 카네기는 처음 주급 1달러 20센트를 받고 전기코일 틀(bobbin)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했다. 카네기는 그의 나이 30대부터 그의 부를 나누어주기 시작했다.
강철 왕으로 알려진 카네기는 45세이던 1880년대에는 록펠러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부자가 됐다.
54세가 되던 1889년 카네기는 부의 복음(Gospel of Wealth)이란 책에서 부호들은 그들이 생전에 벌은 부를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하면서 “부자로 죽는 것은 수치스럽게 죽는 것(the man who dies rich dies disgraced)”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카네기는 부의 복음을 발표한 후 부를 증식시키는 일을 중단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부를 현명하게 사회에 되 돌려주는 일에 전념했다. 카네기는 부호들의 삶은 2기(periods)로 나누어져야 하는데 인생의 전반기는 부를 획득 하는데 치중해야 하고 후반기는 부를 재분배하는데 치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관용의 태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시간과 관심, 돈과 자원을 남에게 주는 것을 습관 화 해야 된다고 했다.
       

◇ 필자

 

이상철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부 명예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