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 칼럼] 주는 것과 행복 <3>
[현대일보 칼럼] 주는 것과 행복 <3>
  • 이상철
  • 승인 2014.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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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어떤 사람이 부유하다고 해도 자신이 소유한 부와 지식을 남에게 주거나 나눌 수 없다면 이런 사람은 부유하다고 할 수 없다. 역으로 어떤 사람이 부유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시간과 지식을 남에게 기꺼이 줄 수 있다면 이런 사람은 진정으로 부유하게 느낀다.
이와 관련해 간디는 말하기를 빈곤한 자에게는 언제나 풍족함이 있지만 탐욕스러운 자에게는 결코 풍족함이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우리가 남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돈 외에도 많은 것들이 있다. 이런 것들 가운데는 (1) 사랑 (2) 웃음 (3) 접촉 (4) 재능과 기술 (5) 칭찬 (6) 리더십 (7) 파트너 십 (8) 소망 (9) 존경 (10) 봉사 (11) 지식 (12) 경청 (13) 충고 (14) 친절 등 이 있다.
사랑은 종교이고 종교는 사랑이다. 종교적인 믿음도 사랑을 통해 역사한다. 사랑이 없이는 인류는 하루도 살 수 없다.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다. 주는 것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다. 테레사 수녀가 성녀로 추앙을 받은 것도 사랑 때문이었다.
그녀는 말하기를 얼마나 많은 것을 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랑이 주는 것에 담겨져 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웃음과 미소도 좋은 선물이다. 어린이는 하루에 150번을 웃지만 어른은 하루에 15번 밖에 웃지 않는다. 어린이가 사랑을 받고 사람들에게 무한한 환희와 기쁨을 주는 것은 끝없이 웃음을 주기 때문이다.
웃음은 어린이 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웃음은 최고의 명약이며 스트레스와 다른 어려운 문제들도 완화시켜 준다. 사람은 누구나 웃으면 뇌에서 엔도르핀이라고 하는 강력한 호르몬을 발산한다.
기쁨과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이 호르몬은 고통을 완화시켜주고 정신을 맑게 하고 환희를 느끼게 한다. 웃음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고 고통을 보다 잘 참고 견디게 한다. 웃음은 슬픔과 두려움도 덜어    준다.
재능과 기술을 주는 것도 행복과 관련이 있다. 인간은 보통 500가지에서 700가지의 재능과 기술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한다. 재능과 기술은 이같이 많고 다양하기 때문에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재능과 기술을 줄 수 있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도 재능기부(pro bo-no)운동이 활기를 띄고 있다.
재능 기부는 자신이 가진 재능을 나 자신만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는 새로운 기부형태이다. 이같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기술을 다른 사람에게 기부하면 자신은 물론 가족과 공동체 그리고 지역사회를 위해 큰 이익이 된다.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인 짐 올슨은 재능이 많기로 유명하다. 짐은 내가 미국 유학할 때인 1974년부터 지금까지 가깝게 지낸다. 짐은 미국 미네아포리스에 있는 3M회사에서 IT분야의 임원으로 일하다가 은퇴를 하고 부인인 찬순이 평택에 있는 미군 기지내의 고등학교 선생으로 임명되어 현재는 부인과 함께 평택에 살고 있다. 짐은 처음에는 부인이 가르치는 것을 돕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짐은 재능과 기술이 많고 이를 주위사람들에게 즐겁게 나누어 주었기 때문에 미군기지 내에서 인기 스타가 됐다. 짐은 부인이 가르치는 것을 돕는 외에 서브티칭(대리교사, substitute teaching)은 도맡아 하고 교사와 직원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고 돕느라고 매우 바쁘지만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 한다. 짐이 이같이 인기가 있는 이유는 재능과 기술을 나누어 줄 뿐 아니라 친절과 미소도 함께 주기 때문이라고 부인은 말한다.
신체적인 접촉(touch)도 중요하다. 인간은 누구나 연령에 관계없이 포옹과 키스, 악수 등과 같은 신체적인 접촉이 필요하다. 원만한 생활을 위해 하루에 적어도 4번의 가벼운 포옹은 기본이며 12번이 이상적이라고 한다.
포옹이나 등을 가볍게 두드려 주거나, 손이나 팔을 살짝 건드리거나 하는 것 같은 가벼운 신체적인 접촉을 많이 하는 문화권의 나라에 사는 사람들일수록 행복지수가 높은 것도 우연이 아니다.

 

◇ 필자

 

이상철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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