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주는 것과 행복 <2>
[현대일보칼럼] 주는 것과 행복 <2>
  • 이상철
  • 승인 2014.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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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우린 무엇을 줄 것인가?
우리는 남에게 준다고 하면 돈을 먼저 생각한다. 주는 것 가운데는 돈보다 중요한 것들도 많이 있다. 돈은 나쁜 것도 아니고 좋은 것도 아니다. 물이나 불과 같이 돈은 막강한 힘이 있지만 어디 까지나 중립적이다.
우리의 몸은 생존을 위해 물이 필요하다. 하지만 물은 세월 호에서 보는 것 같이 사람을 물에 빠뜨려 죽일 수도 있다. 불 또한 우리의 몸을 따스하게 해 주지만 잘못하면 데어서 상처를 입거나 사망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돈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이익이 되거나 해가 될 수 있다.
돈은 가족을 먹여 살리거나 다른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선한 일에 쓰이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돈이 남을 통제하고 이용하기 위한 수단이나 불건전한 목적에 사용되면 독이 되고 해가 된다.
돈을 남을 돕는데 사용하면 자신의 에너지도 생기고 행복하게 된다. 또한 돈을 현명하게 사용하면 자신이 행복할 뿐 아니라 자신과 가족, 사회와 국가 그리고 세계를 위해 위대한 일도 할 수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아무리 적은 돈이라도 돈을 주는 사람이 전혀 돈을 주지 않는 사람보다 더 행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 부부는 기독교방송국(CTS)이 벌이는 영상선교를 위해 매달 아주 적은 돈을 기부한다.
기독교 방송국에서는 이에 대한 답례로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감사의 메시지를 유선으로 우리 부부에게 보내준다. 이글을 쓰는 순간도 CTS로부터 영상선교 후원에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받고 나는 새삼 기쁨과 행복을 느꼈다.
또 다른 연구는 회사 종업원들이 돈을 얼마나 많이 버느냐가 아니라 번 돈을 어떻게 쓰는가를 조사했다. 2개월에 걸친 이 연구에 의하면 종업원들이 번 보너스나 돈의 액수 보다 돈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썼느냐 안 썼느냐가 이들의 행복지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연구는 우리는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관대하고 베풀 때 행복을 느끼게 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만일 어떤 사람이 부유하다고 해도 자신이 소유한 부와 지식을 남에게 주거나 나눌 수 없다면 이런 사람은 부유하다고 할 수 없다. 역으로 어떤 사람이 부유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시간과 지식을 남에게 기꺼이 줄 수 있다면 이런 사람은 진정으로 부유하게 느낀다.
이와 관련해 간디는 말하기를 빈곤한 자에게는 언제나 풍족함이 있지만 탐욕스러운 자에게는 결코 풍족함이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우리가 남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돈 외에도 많은 것들이 있다. 이런 것들 가운데는 (1) 사랑 (2) 웃음 (3) 접촉 (4) 재능과 기술 (5) 칭찬 (6) 리더십 (7) 파트너 십 (8) 소망 (9) 존경 (10) 봉사 (11) 지식 (12) 경청 (13) 충고 (14) 친절 등 이 있다.
사랑은 종교이고 종교는 사랑이다. 종교적인 믿음도 사랑을 통해 역사한다. 사랑이 없이는 인류는 하루도 살 수 없다.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다. 주는 것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다. 테레사 수녀가 성녀로 추앙을 받은 것도 사랑 때문이었다.
그녀는 말하기를 얼마나 많은 것을 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랑이 주는 것에 담겨져 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 필자

 

이상철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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