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굽힘과 행복 <1>
[현대일보칼럼] 굽힘과 행복 <1>
  • 이상철
  • 승인 2014.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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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굽힘의 의미
굽힘(surrender)이란 사물이나 사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는 것을 말한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마음으로부터 자유로워져 영의 영역(Being)에 이르게 된다.
마호메트교를 이슬람이라고 하는데 이는 신에게 무조건 굽히는 것을 말한다. 신에게 굽히는 것이 신앙의 핵심이다. 신에 굽히면 언제나 환희를 느끼게 되고 행복해 진다.
굽힘은 우리 마음의 평온과 행복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굽히면 마음의 평화가 오고 행복해 진다.
굽힘은 마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좋은 것과 나쁜 것,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사랑하는 것과 증오하는 것 등은 마음의 영역에 속한다. 마음을 온전히 현재에 두면 마음의 영역에서 벗어나 영의 영역(Being)에 이르게 된다.
마음은 곧 자아이며 자아는 인기, 성공 출세, 승리, 소유와 관련이 있고 영의 영역에 속하는 영혼(soul)은 나눔, 협조, 감사, 아가페 적이고 조건 없는 사랑과 관련이 있다. 삶(life)과 삶의 상황은(life situation)은 다르다. 아픔이나 고통은 삶 자체가 아니라 삶의 상황이다. 삶에는 아픔이나 고통이 없다. 톨스토이의 말과 같이 삶은 곧 사라지고 죽게 될 몸(body)에 있는 것이 아니다. 몸은 인간의 영혼이(eternal soul) 잠시 머물고 있는 장소에 불과하다.
삶은 그러므로 영의 영역에 속하는 신의 영역(Being), 현재 지금(Now) 그리고 깨어있음(consciousness)등과 같은 의미로 쓰인다. 삶은 영원하고 삶의 상황은 유한하다. 유한하다는 것은 과거와 미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와 미래가 있다는 것은 아픔이 있으면 낳음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아픔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아픔에 저항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굽힘이다.
남이 자신을 비방하거나 비판할 때에도 이에 반응하지 않고 방어하지 않는 것도 굽힘이다. 자신이 듣는 것을 판단하거나 비난하지 않는 것도 굽힘이다. 우리는 보통 하루에 75회 이상을 불평하면서 산다고 하는데 이런 불평을 하지 않는 것도 굽힘이다.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을 때 짜증을 내거나 화내지 않는 것도 굽힘이다.
노여움, 우울증, 초조, 슬픔, 조급함과 같은 부정적인 것들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면 마음을 온전히 현재에 두는 것도 굽힘이다. 마음을 현재에 두면 시간이 없어지고(no time), 시간이 없으면 고통도 없다.
시간이 없는 것은 영원의 영역(eternity)이고 시간이 있는 것은 유한한 영역이며, 이것이 바로 인간의 세계(world)이다. 영원의 영역에는 시간도 없고 따라서 과거나 미래도 없다. 오직 있는 그대로 영원히 존재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영원에 이르는 과정에서 하루 밤을 묵고 가는 주막(inn)에 불과 하다는 말이 있다.
2. 굽힘의 효과
우리는 시간이 간다고 착각하고 산다. 하지만 배가 물위를 지나가는 것 같이 가는 것은 인간이지 시간이 아니다. 시간은 있는 그대로 영원히 존재한다. 시간은 마음이 만들어낸 문명의 산물이다. 시간은 그러므로 과거와 미래가 있다.
혜민 스님이 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일이 있다. 마음의 산물인 문명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우리는 너무 많은 생각을 하며 살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것은 과거와 미래와 관련이 있다.
이 책의 핵심은 생각을 멈추면 평화롭고 행복해 진다는 데에 있다. 그는 이 책에서 단 1분만이라도 잠시 생각을 멈추라고 했다. 삶을 현재에 정지시켜놓고 잠시 깊게 숨을 내 쉬라고 했다. 그러면 삶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
문명이 발달하면 할수록 인간은 생각의 노예가 된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마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우리 인간을 사용한다. 우리는 자신이 마음의 노예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이같이 마음의 노예가 되면 될수록 인간이 삶은 더 피곤하고 불행해 진다.
그러나 문명은 마음의 생각을 계속 부추 킨다. 생각의 능력은 무한한데 당신은 이런 능력의 10퍼센트 밖에 사용하지 못한다고 말이다.

◇ 필자

 

이상철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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