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중국에서의 한류 확산
[현대일보칼럼] 중국에서의 한류 확산
  • 신경환
  • 승인 2014.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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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가 처음 시작된 것은 매우 우연한 사건들이 연결되면서였다. 한류는 1997년 한국이 경제위기를 겪게 되면서 촉발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IMF로 고통의 시작이었지만 같은 시기 중국은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는 경사스러운 시기였다.
반면 홍콩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회적으로 확대되며 어수선한 분위기로 1997년을 보내고 있었다. 먼저 한국은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당시에 불필요하다고 여겨졌던 문화예술 분야의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당시 대기업의 자회사 형태로 운영되던 제작사와 연예기획사들은 구조조정 대상 1순위에 있었다. 또한 지상파 방송국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드라마 제작도 분리되어 하청체제로 변화 하였다.
기업에서 분리되어 나왔지만 이것은 이들 제작사들이 보다 독자적으로 창의적인 작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위기의식이 높았던 당시 사회분위기는 배우들이 혼신의 연기를 펼치게 하였다.
또한 자금적인 압박에 시달리던 제작사들은 게런티가 높은 기존 배우들 대신 역량있는 신인들을 발굴하는데 큰 노력을 기울이는데 이들은 이후 한류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배우들로 거듭나게 된다.
같은 시기 홍콩의 반환을 앞두고 홍콩연예계는 공동화 현상에 직면한다. 성룡과 이연걸 등 스타급 배우들은 홍콩 반환에 앞서 일찍감치 미국 헐리우드 등 해외로 진출하며 홍콩을 떠났다.
사실 개혁개방 이후 경제적 성과가 높아지던 중국에서는 대형 텔레비젼과 DVD등의 확산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물론 중국의 젊은세대들은 홍콩이나 대만 등 같은 중화권 영화와 드라마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홍콩의 반환을 앞둔 1997 경에 홍콩의 문화콘텐츠 생산은 일시에 차질을 빚게 된다. 이에 앞서 1995년 중국은 대만해협에서 대만과 군사적 대치상황까지 발생하며 긴장이 고조되었다. 물론 중국정부는 대만 드라마와 영화 등 문화콘텐츠를 차단 하였다.
결과적으로 빠르게 확장되는 중국문화시장에 공급할 콘텐츠를 찾아 보기 힘들게 된 것이다. 이때 우연한 기회에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중국에 전달되게  된다.
우리나라 보다 더 발전된 대중문화시장이라고 믿었던 일본에서의 한류는 일본의 사회적 분위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1990년대 들어 잃어버린 10년 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오랜 경기침체의 수렁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일본은 사회적 스트레스가 심각해 졌고 국민들은 미래에 대한 확신이 줄어들며 과거에 대한 향수에 빠져 들었다. 이때 일본에 소개된 한국 드라마들은 일본의 경제성장을 이끌며 쉴세 없이 뛰어온 중장년층들의 잊어버린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비슷한 정서로 호소하면서 표현방식이 전혀 다른 한국드라마에 일본의 중장년층이 빠져들면서 한류는 일본에서도 빠르게 확산되었다.
최근 ‘별그대’라는 드라마가 또 한번 한류열풍을 일으키며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치킨과 맥주의 소비가 급증하는 모습은 미국 언론에서까지 보도될 정도로 국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은 지금까지 전 세계의 대중문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동아시아에서 한국의 대중문화가 주변국에 강력하게 어필되는 사실은 미국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 했을 것이다.
더욱이 중국의 빠른 부상에 따라 미국은 중국과의 대결구도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방인 한국의 대중문화가 중국에서 열풍을 일으킨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많을 것이다.

 

◇ 필자

 

신경환
국제정치학 박사, 신한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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