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중국-유럽 연대 강화
[현대일보칼럼] 중국-유럽 연대 강화
  • 신경환
  • 승인 2014.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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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유럽 국가들을 순방하면서 중국과 유럽관계가 한층 가까워 진 것처럼 보여지고 있다. 특히 유럽으로서는 중국이 둘도 없는 큰손이다. 중국은 유럽에서 생산된 여객기와 산업기술을 수입하는 주요 고객이기도 하다.
냉전이 해체될 1990년대 초 무렵 유럽은 새롭게 구성될 국제체제에 미국 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세력집단이었다.
그러나 당시 유럽사회는 그 보다 더 중요한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바로 동서독의 통일이 유럽사회에 가져올 파장을 차단하고 통일독일을 유럽사회 내에 재위치 시키는 매우 민감하고 예민한 작업을 해야 했다.
또한 소비에트연방에서 분리된 동유럽을 정상화 시키는 것도 유럽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서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었다.
결국 유럽은 냉전체제가 종식될 무렵 유럽 자체의 문제에 매달려야 했고 새로운 국제체제 형성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또한 이념과 철학적인 가치를 공유하는 미국의 주도로 새로운 국제체제가 확립되는 것을 유럽사회가 거부할 이유도 없었다.
결국 냉전체제 와해 이후 국제체제는 현재와 같은 미국 주도의 단극체제가 확립되었다. 하지만 냉전 해체 이후 불과 20여 년이 지난 시점에서 국제사회는 또 다른 형태의 변화에 직면해 있다. 중국의 부상은 기존 미국주도의 국제체제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사실 중국과 미국이 경쟁상황에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아직 드러난 것은 없다. 라이벌 관계란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모델로 삼아 추격하는 것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이겨야 한다는 목표의식을 가지고 상대를 경쟁 대상으로 인식해야 한다.
미국은 아직 중국이 미국의 지위를 위협할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중국과 미국의 관계를 경쟁적으로 보고 그렇게 인식한다면 국제체제는 양극화까지는 아니어도 양분화 될 수는 있을 것이다.
중국의 부상은 2016년에 PPP기준으로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올 만큼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상황으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구매력 기준으로 중국이 미국을 추월한다면 군사력과 같은 하드파워는 2016년을 기점으로 중국이 점진적으로 미국을 추월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중국이 군사력을 확대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 국제사회가 먼저 주목할 것이다. 결국 국제사회는 또 한번의 국제체제 변화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유럽은 과거와 달리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그럴 준비도 되어 있다.
유럽은 2차 대전 이후 미국으로 전이된 패권을 회복하는 수준은 아니어도 다시금 강력하고 주도적인 유럽의 지위를 되찾고 싶어한다.
유럽연합의 결성은 이러한 유럽인들의 희망을 일정수준 반영하고 있다. 물론 중국의 부상은 유럽에게도 과거에 없었던 새로운 경험이자 위협일 수 있다.
그러나 기존 미국 단극의 패권체제에서 보다 분산된 힘의 분포는 유럽의 존재감을 확대시켜 줄 수 있다. 이러한 세력균형상황에서는 중국 또한 유럽과의 전략적 연대를 통해 보다 큰 영향력을 기대할 수 있다.

 

◇ 필자

 

신경환

국제정치학박사, 신한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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