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걷기와 행복 <2>
[현대일보칼럼] 걷기와 행복 <2>
  • 이상철
  • 승인 2014.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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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침저녁 하루 두 번 40분씩 위의 팔 굽혀펴기(5분)와 발끝을 들고 뒤로 걷기(30분), 근육강화를 위한 아령(5분)운동을 하고 있다.
아침과 저녁 식사 후 40분 정도 운동을 하고 나면 몸의 에너지가 강화될 뿐 아니라 마음도 상쾌해져 기쁨과 행복을 느끼게 된다.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고 한 그리스시대의 의사인 히포크라테스의 말대로 정신과 육체는 하나이며 분리할 수 없기 때문에 육체가 건강해야 정신도 건강하다.
인간이 산다는 것은 활동을 하는 것이고 활동을 한다는 것은 서서 움직이는 것이다. 걷기운동은 시와 공을 초월한 가장 보편적인  운동에 속한다. 특히 나이가 들면 들수록 다른 운동을 할 기회는 감소되지만 걷기운동은 나이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 은퇴 후 가장 효과적인 운동을 들라면 바로 걷기라고 할 수 있다.
요사이는 여러 곳에 넓은 쇼핑몰이 많이 생기면서 쇼핑몰주변에서 걷기운동을 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아이쇼핑을 하면서 쇼핑몰 주위를 걷거나 쇼핑몰 건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해 놓고 쇼핑몰 건물까지 걷기를 하는 것도 걷기운동에 도움이 된다.
나는 기회 있을 때 마다 한 대형 백화점 옥상에 올라가 조용히 사색을 하며 걷을 때 행복을 느낀다. 쇼핑몰이나 건물 내에서도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대신 계단을 이용해 오르내리는 것도 걷기운동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멀지 않은 거리 즉, 15분이면 걸을 수 있는 거리는 차를 이용하는 대신 걷는 것이 좋다. 내가 1960년대 초 대학에 다닐 때는 큰 도로에서 내리면 학교건물까지 걷는 시간이 10분에서 15분 정도 걸렸다.
하지만 요사이 대학생들은  지하철이나 일반버스로 큰 도로에서 내리면 바로 마을버스가 있어 단 2,3분이면 걸을 수 있는  한 정거장 밖에 안 되는 거리도 걷기보다 마을버스를 이용한다.
나는 이런 광경을 목격할 때 마다 과거 학창시절을 연상케 할 뿐 아니라 현대인의 운동부족을 실감케 한다.
현대인들은 걷기는 고사하고 서있는 시간보다 앉아있는 시간이 많다. 학교에서나 직장에서도 서있는 시간보다 앉아있는 시간이 많다.  출퇴근 시간에도 걷거나 서있는 시간보다 앉아있는 시간이 많다.
내가 1950년대 초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다닐 때는 왕복 20리(8킬로미터)를 오솔길을 따라 걸어 다녔다. 4킬로미터인 10리를 걷는 데는 보통 한 시간이 소요된다.
서 있거나 걷는 시간보다 앉아있는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뼈와 근육 그리고 각 기관이 위축(atrophy)되어 의욕을 잃게 된다.
서 있거나 걷지 않고 앉아만 있으면 심장, 동맥 그리고 심혈관 계통을 포함한 전체적인 생리현상이 위축된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앉아서 먹고, 일하고, 놀고 심지어 쇼핑까지 온라인을 통해 앉아서 할 수 있어 서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 인간의 몸은 앉아있는 자세가 아니라 서서 걷고 움직이도록 만들어 졌다.
이 때문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효소 분비나 콜레스테롤 분해, 심장기능 등에 문제가 생길위험이 있다. 장시간 앉아있으면 당뇨, 비만, 심장병 위험도 높아지고 사망률도 높아진다.
장시간 앉아 있으면 등이나 목을 해질 위험이 있지만 서서 일을 하면 척추의 뼈를 바르게 해 주기 때문에 등이나 목을 튼튼하게 해 준다.
따라서 선진국에서는 서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 서서 일을 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이를 위해 책상의 높이를 바꿔가며 서서 활동을 하거나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기크 데스크(geek desk)의 수요가 늘고 있다.
서서 일하는 사람들에 의하면 에너지가 넘쳐흐르고 더 건강하게 느낀다고 했다. 매일 운동을 해도 하루에 앉아있는 시간이 8시간을 넘으면 심장에 영향을 주게 된다.
대처 방법으로 직장에서 서서 일하는 책상을 사용한다든가 앉아서 일하다가 한두 시간 간격으로 일어나 몸을 움직이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책을 읽거나 글을 쓸 때 외에는 하루 종일 어디에 있든지,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지 거의 앉아있지 않고 항상 서있거나 서서 움직인다.     
인간은 걷기위해 태어난 동물이다.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것은 수많은 동물 가운데 인간만이 걸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만이 걸을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은 문명을 창조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명이 발달할수록 걷기의 기회가 줄어든 것은 비극일수 있다.
초기 인류인 수렵인 들은 남성은 하루 16(40리) 킬로미터, 여성은 9(22리)킬로미터를 걸었다. 인류역사의 95%에 이르는 동안 사람들은 매년 평균 5,200킬로미터를 걸었다. 이는 미 대륙을 횡단하는 거리이다.              

 

◇ 필자

 

이상철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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