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현주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현주소
  • 강성열
  • 승인 2013.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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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가 지난 28일 열흘간에 일정을 마쳤다. 화려했던 개막식과는 달리 영화제 내내 행사장마다 썰렁하고 한산한 분위기로 홍보, 진행 등 모든면에서 낙제점 평가을 받고 있다.
역시 이번 영화제도 일부 영화인과 영화제 사무국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고 말았다. 사무국은 물론 조직위원회, 후원회 등의 무관심이 많은 부천시민들은 폐막을 앞두고 개막조차 모른 영화제였다.
그나마 신도시권의 시민들은 홍보피켓이나 현수막 등 일부 행사를 보며 영화제를 느낄 수 있는 정도였으나 이에 반해 구도심권의 시민들은 도로에 내걸린 달랑 한두 장의 현수막이 전부였다.
늘 장맛비속에 치러지는 영화제, 대다수의 부천시민들이 참여하지 않는 영화제, 가뜩이나 어려운 기업들에게 부천시를 등에 업고 후원금을 더 달라 강요하는 영화제, 갈수록 시민들에 불평불만이 증폭되는 영화제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현주소다.
많은 예산을 들여 부천시청 앞마당에 세워진 홍보, 이벤트 등의 부스 대부분은 행사의 참가자가 거의 없어 행사 안내 등을 위해 자원봉사를 자청한 젊은이들은 더운 날씨를 피해 부스 뒤편 나무그늘 밑에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나누는 것이 자원봉사였고 하루 일과였다.
또 각종행사를 위해 세워진 부스 대부분은 단 한 차례도 사용해보지도 못한 채 영화제가 끝나기도 전인 26일 철수했다. 과연 부천시민의 혈세를 써가면서 이 영화제를 존속 시켜야 하는가에 대한 의견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더욱이 내년 지방선거에 나서는 일부 정치인들도 시민들을 뒷전으로 생각하는 이 영화제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심지어는 영화제의 존폐문제를 공약에 넣겠다는 의지도 있다.
이번 영화제 자원봉사에 참여했던 K모(18)군은“영화제 봉사활동에 큰 기대를 했는데 찾는 사람이 없어 당혹스러웠다”며 “의미도 없었고 지루한 봉사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과연 이 영화제가 누구를 위한 축제인지 알고 싶다”며 “시민들에 혈세를 사용하면서도 시민들을 뒷전으로 내모는 영화제 더 이상은 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시민이 함께 어울려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서울, 부산, 전주영화제를 보면서 더 이상 부천영화제도 시민을 홀대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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