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충격과 혼란의 미국 어디로 가나
[현대일보칼럼] 충격과 혼란의 미국 어디로 가나
  • 신경환
  • 승인 2013.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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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는 즉각적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 넣었다. 사실 미국은 세계 유일의 초 강대국이자 가장 많은 적을 가진 증오의 대상이다.
미국적인 가치인 자유, 평등, 민주 등은 국제사회가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성숙하기까지 완고한 기반이 되어 주었다.
그러나 옳은 일을 한다는 확고한 믿음은 미국을 국제사회에서 때때로 독단적이며 일방적인 제국주의의 모습으로 그려지게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많은 적을 관리하며 살아가는 미국이지만 미국 본토가 공격 당한 것은 지난 911 사태 이후 10 여 년 만에 일이다.
그 동안 미국의 반테러전략이 효과를 본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보다 중요한 요인은 미국은 내부의 적이 드물다는 특징도 있다.
즉, 미국은 국제사회의 경찰로 역할 하면서 해외의 적은 많지만 내부적인 갈등은 상대적으로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은 세계최강의 국력을 자랑하며 미국인은 1등국민 이라는 자긍심을 미국인에게 심어 주었다.
유럽에서는 과거 영국에서 북아일랜드의 급진적인 독립주의자들이었던 IRA가 폭탄테러를 통해 영국정부를 위협했었다.
요즘은 수니파와 시아파가 종교적 대립을 하는 이라크에서 주기적으로 폭탄테러가 보고되고 있다.
911과 같은 대규모 공격이 아닌 폭탄테러는 사실 국가기간 시설물을 파괴하거나 대규모 인명살상을 하는 것이 아니다.
평범한 시장이나 붐비는 버스에서 갑자기 폭탄이 터질 수도 있다는 공포감을 통해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폭탄테러를 자행하는 이들이 노리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상대적으로 폭탄테러의 위협에서는 자유로웠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미국에서 내부적인 갈등이 테러의 형태로까지 심화되긴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보스턴 테러사건을 통해 미국은 새로운 형태의 반테러전략을 구상해야 하는 어려움에 봉착했다.
지금까지 반테러작전을 펼치기위해 미국은 엄청난 국력을 소진하고 사회적 효율성이 감소했다.
이라크와 아프간을 상대로 수지가 맞지 않는 전쟁을 해야 했고 반테러연대에 국제사회를 끌어들이기 위해 외교력을 소진해야 했다. 이제 외부의 적뿐만 아니라 내부의 적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하는 미국에게는 또 다른 고통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북전략에서 벗어나 미국과 중국을 적절히 관리할 수 있는 외교전략의 성숙이 필요한 시점이다.

 

◇ 필자

 

신경환

국제정치박사, 한서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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